'40년지기 친구 떠난 보낸' 정경배 대행 한동안 말 잇지 못했다 "정말 많이 울었다, 그냥 미안하다" [MD대전]
[마이데일리 = 대전 심혜진 기자] 한화 이글스를 이끌게 된 정경배 감독대행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며 슬픔에 잠겼다. 어려운 상황 속에 대행을 맡게 된 부분에 대해서도 소감을 전했다.
한화는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를 갖는다.
하루 전인 27일 청천벽력이 떨어졌다. 최원호 감독의 자진사퇴가 공식 발표된 것이다. 박찬혁 대표이사까지 현장과 프런트 모두가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동반 사퇴했다.
최원호 감독은 지난 2일 대전 LG전 패배 후 10위로 떨어지자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26일 인천 SSG전이 우천으로 취소된 뒤 구단이 이를 수락하면서 최종 이별이 확정됐다.
차기 감독은 선임 과정 중에 있다. 손혁 단장은 "팀이 더이상 흔들리지 않게 최대한 빠르게 수습하는 일이 먼저다. 일단 정경배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고, 프런트는 이른 시일 내에 차기 감독 선임에 나서려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정경배 수석코치가 급한 불을 끄게 됐다. 감독 대행으로 나선다.
이날 경기 전 최원호 전 감독은 라커룸에서 선수단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최 전 감독은 "우리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팀도 성적 안 좋을 때는 변화를 통해 빨리 정상궤도에 오르려 한다. 우리 선수들이 캠프 때부터 코치님들과 호흡을 잘 맞춰서 잘 준비했다고 생각한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 아닌 이상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다. 좋을 때 자만할 필요도 없고, 안 좋을 때 포기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좋은 흐름 타고 있으니 누구와 함께하든 여러분들은 선수 본연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바란다. 그렇게 하면 우리가 스프링캠프 때부터 목표로 했던 포스트시즌에 올라가리라 믿는다. 밖에서 응원 많이 할테니, 우리가 목표로 하는 포스트시즌 꼭 가주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격려의 말로 맺었다.
경기 전 정경배 감독 대행은 최 전 감독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냐는 질문에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울컥함이 올라오는 듯 했다. 직장 동료이기도 했지만 친구 사이인 터라 둘의 사이는 더욱 각별했다.
그는 "아...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렸고 그 말 외에는 제가 딱히 뭐라고 할 수 있는 말이 없더라. 제가 좀 더 잘했어야 되고 좀 더 도움을 드렸어야 됐다"면서 "코치 생활하면서 중간에 감독님 나가신 게 2015년 이후 두 번째다. 또 40년지기 친구이기도 하고 그래서 참 많이 울었다. 그냥, 그냥 미안하다.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고 고개를 떨궜다.
이어 "감독님께서 굉장히 힘들다고 말씀을 하셨었다. 최근에 팀이 상승세로 올라왔기 때문에 코칭 스태프나 선수단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나 역시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선수단에게는 동요하지 말고 각자 플레이에 임해줄 것을 당부했다. 정 감독대행은 " 아까 감독님 인사 끝나고 어쨌든 선수들은 야구를 해야 되는 상황이니까, 거기에 동요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고 그렇게 간단하게만 얘기했다"고 말했다.
고참들에게는 부탁을 했다. 채은성, 류현진 등 고참 선수들과 이야기를 한 정 대행은 "이런 현안에 대해 어린 선수들은 잘 모를 수 있지만 고참 선수들은 알고 있어야 되기 때문에, 고참 선수들이 어린 선수들을 잘 끌어서 잘 좀 해달라고 오히려 코치나 이런 사람들보다 훨씬 더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렇게 부탁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수석코치를 따로 두진 않는다. 정 대행은 "감독님이 만들어놓은 기조를 내가 바꿀 수는 없다. 밖에서는 잘 모르겠지만 안에서는 잘 만들어놓으셨다. 그 기조에 의해 잘 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 그 틀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면서 "파트 코치들과 상의하면서 게임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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