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서 원전·게임·엔터까지···'제2 중동붐' 탄력받는다
◆ 주요그룹 총수와 비공개 간담
삼성 30조 마스다르시티 조성 협력
SK는 그린수소 관련 인프라 수주
현대차 AI 스마트택시 공급 추진
K팝·패션 등도 중동 진출 논의
최태원 "좋은 말씀 많이 나눴다"
정기선 "韓에 애착 많다고 밝혀"
국내 주요 그룹의 총수를 비롯한 재계 리더들이 28일 한국을 국빈 방문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을 만나 광범위한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UAE는 중동 공략의 핵심 거점으로 친환경 인프라 구축부터 원자력발전소와 방위산업에 이르기까지 제2의 중동 붐이 기대되는 곳이다. 특히 무함마드 대통령이 먼저 요청해 이날 국내 기업인들과의 만남이 성사된 만큼 협력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무함마드 대통령과의 비공개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 그룹 총수들이 참석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구본상 LIG 회장,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 등을 비롯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방시혁 하이브 의장 등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인들도 참석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1시간가량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첨단기술과 방산·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지역은 최근 스마트시티, 원자력발전소 건설과 태양광·방산 수출 등 초대형 프로젝트가 잇따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 회장은 이날 행사를 마치고 나오며 “좋은 말씀을 많이 나눴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간담회 후 “대화 분위기가 좋았다”며 “(무함마드 대통령이) 앞으로 많이 같이 (사업 협력을) 하자는 말씀을 했다. 한국에 애착을 많이 갖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들은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UAE와의 사업 협력 방안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대 30조 원이 투입되는 스마트시티인 마스다르시티 관련 사업 협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총면적이 7㎢인 마스다르시티는 UAE가 2030년까지 탄소·쓰레기·자동차가 없는 도시를 건설한다는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삼성에서는 마스다르시티 건설에 초고속통신망을 구축하는 등 다양한 사업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는 친환경 사업에서 수주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SK에코플랜트는 UAE 수도 아부다비 내 항만 시설과 연계한 그린수소, 그린 암모니아 생산 인프라 구축에 도전장을 낸 상태다. 지난해 1월에는 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와 자발적 탄소시장(VCM) 아시아 파트너십 구축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GS그룹은 UAE 국영석유회사(ADNOC)와 원유 개발 사업, 블루 암모니아 개발 프로젝트를 함께하며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UAE는 GS칼텍스의 주요 원유 공급처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UAE에 인공지능(AI) 스마트택시를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UAE 국부펀드와 업무협약을 맺고 친환경 모빌리티, 미래항공모빌리티(AAM)에서 협력에 나서기로 한 바 있다.
원전과 방산에서도 사업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UAE는 연내 4기의 신규 원자로 건설을 위한 입찰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국내 기업들이 원전 사업 수주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산 수출 기회 또한 열려 있다. 최근 중동에서 불안정한 정세가 이어지고 있어 UAE도 무기 도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2022년에는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UAE에 2조 6000억 원 규모의 ‘천궁-II’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번 방한 일정 중에도 무함마드 대통령에게 최근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은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체계(L-SAM)을 선보이면서 K방산의 기술력을 알릴 예정이다. K팝·게임·패션 등 문화 교류와 사업 협력 방안 역시 테이블에 올라왔다.
게임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유일하게 참석해 투자 기회를 논의했다.엔씨소프트와 넥슨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펀드 PIF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막대한 국부펀드를 등에 업은 UAE의 자금 투자를 토대로 K팝·패션 등의 영역에서 협력 관계가 구체적으로 발전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UAE의 300억 달러(약 41조 원) 투자 약속에 대한 후속 조치도 언급됐을 것”이라며 “스마트시티를 비롯해 다양한 사업에서 협력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류석 기자 ryupro@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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