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건까지 바꿨다"…국내 30대 그룹에 떠오른 'AI 대세론'
"통신업만으론 한계" 통신 3사, 'AI기업' 재차 강조
[마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 인공지능(AI) 열풍이 국내 기업으로 옮겨갔다. 국내 30대 그룹의 AI 전문 임원 수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대기업들은 전직 관료 출신들을 선호했지만 최근 주요 기업들의 AI 전문 임원들의 증가는 차세대 주력 사업을 키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28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자산 상위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올해 1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295개 기업의 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AI 전문 임원수는 총 187명이다. 이는 지난해 1분기 89명 대비 98명 증가한 수치로 전체 임원 1만1343명의 1.6%에 해당한다.
30대 그룹 중 AI 임원이 가장 많은 곳은 LG그룹(55명)이다. 지난해 25명 대비 30명이 증가했다. LG그룹은 2020년 LG AI연구원을 설립한 이후 현재 LG AI연구원(15명), LG전자(19명), LG CNS 등 기타 계열사(20명) 등에 AI 임원들이 있다.
2위는 53명의 AI 전문 임원을 둔 SK그룹이다. 지난해 1분기 14명에서 39명 증가했다.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D램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AI 인프라 부서를 신설했고 24명의 임원들을 배치했다.
LG·SK에 이어 AI 전문 임원이 많은 그룹은 KT다. KT의 AI 전문 임원 수는 지난해 14명에서 28명으로 2배 증가했다.
미래 먹거리 인공지능(AI) 컴퍼니 전환 열풍은 이동통신 3사에서도 이어진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모두 AI 관련 분야에 투자를 집중, 새로운 슬로건을 공개하며 이미지 제고에 나서고 있다. 본업인 통신 산업의 한계를 깨고 AI를 주축으로 미래 사업을 새로 펼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SK텔레콤은 창사 40주년을 맞아 3월 가장 먼저 'AI로 대한민국을 새롭게 하는 힘, SK텔레콤'이란 신규 슬로건을 공개했다. SK텔레콤은 일찌감치 'AI 컴퍼니' 도약을 위해 올 초 글로벌 통신사 AI 연합(GTAA)을 결성하며 글로벌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미래 R&D, 클라우드 R&D, 비전 R&D, 오픈 AIX R&D 등으로 나눠 연구개발을 진행, 대부분 AI 기술을 기반으로 두고 있다. 음성 및 정신질환 예측·진단·관리를 위한 AI 기술, 보이스피싱·스팸 탐지 AI 기능 고도화 등이 있다.
최근 KT도 'KT, 당신과 미래 사이에'를 새 슬로건으로 공개했다. KT는 AI 등 신사업 분야 연구를 위해 만든 AI2X랩, AI 테크랩, AI 서비스랩, 서비스 테크랩 등에서 AI 사업 확장을 위한 기술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그로스 리딩 AX 컴퍼니'를 새 브랜드 슬로건으로 공개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새 슬로건을 공개하는 광고를 AI로 제작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LG유플러스는 B2B(기업 간 거래) 영역 사업 확장에 집중, 고객 경험 혁신과 플랫폼 사업의 성공이 DX(디지털 전환) 역량에 좌우된다는 생각에 맞춰 AI·데이터 기반의 사업 성과를 확대하고 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