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원점재검토 말하면 전공의·의대생에 돌아오라고 할것”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들이 “정부가 의대 증원에 대해 원점 재검토를 한다면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정부를 믿고 들어오라’고 하겠다”고 했다.
서울의대·서울대학교 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통령실 레드팀께, 의료개혁 이대로 좋습니까’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방재승 전 비대위 위원장은 “정부가 원점 재검토를 하면 의료계는 제대로 된 의사 수를 추계해 받아들이고 지원해야 한다”며 “교수로서 지금 나가 있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여러분도 정부를 믿고 들어와서 국민과 환자를 위해 제대로 된 의료계를 만들어보자’고 하겠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무작정 의대 증원이 안 된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그 과정이 투명하고 (증원의)객관적인 근거가 충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교수들은 최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늘어난 의대 모집인원을 확정하고 정부가 재차 증원 추진을 강조한 것에 대해서는 “절대 바꿀 수 없는 원칙은 아니라고 믿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원점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변하지 않았다. 비대위는 “일단은 원점 재논의라고 하는 큰 틀이 있어야 젊은 의사들도 납득을 할 것 같고, 정부가 한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진정성 있는 대화 자세”라고 했다.
교수들은 대통령실 ‘레드팀’에 “의대 증원을 강행하면 대통령은 우리나라 의료계를 붕괴시킨 책임자로 손가락질받게 될 것”이라며 “대통령께서 현명한 판단을 하게 해 달라”고도 말했다. ‘레드팀’이란 조직 내의 취약점을 발견해 경고하는 내부 자정 기구를 말한다.
출범을 앞둔 22대 국회에는 “2020년 의정 합의가 이제라도 지켜지도록 의료 전문가가 포함된 국회 내 협의 기구를 설치해 (의대 증원을) 논의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부는 의료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응급의료기관별 환자 분담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제도적, 재정적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병왕 총괄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정부는 그간의 비상진료체계 운영 경험을 토대로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중증, 지역응급의료센터는 중등증(중증과 경증 사이), 지역응급의료기관은 경증 환자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응급의료기관별 분담 체계를 개선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의료전달체계 정상화를 위해 응급환자 이송, 진료협력 체계에 대한 제도적, 재정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전 총괄관은 “형식과 의제에 구애받지 않고 의료계와 대화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보건의료 발전을 위한 논의에 의료인 분들이 동참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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