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욱도 인정한 ‘직원 대화방 엿보기’...어떤 메신저 썼길래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와 그의 아내인 수잔 엘더 이사. [사진 = 강형욱 유튜브 갈무리]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 부부가 운영하는 반려동물교육기관 보듬컴퍼니에서 직원들의 업무용 메신저 대화 내용을 몰래 확인한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 법조계에서는 협업툴에 감시 기능은 필요한 요소지만 정보 열람 전 모든 구성원의 동의를 받아야 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강형욱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의혹을 해명했다. 이 과정에서 메신저 무단 열람 사실을 인정했다. 업무용 협업툴의 관리자 페이지의 감사 기능을 통해 확인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유난히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날이 있어 직원들이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을 확인했다가 태어난 지 7개월 된 아들 이름이 등장해 6개월 치 대화 내용을 밤새 정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육아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을 두고 ‘아들 앞세워 돈 번다’, 강형욱 부부가 자리를 비우기를 바라며 ‘아들은 똥 언제 싸냐’ 등 험담을 해 눈이 뒤집혔다고 호소했다.

이후 직원들을 불러 대화 내용을 읽어 봤다고 고백하며 사내 메신저 열람 대한 동의를 받았다. 또 카카오톡을 비롯한 다른 메신저를 쓰지 못하게 하고 사내 메신저만 사용할 것을 강조했다. 일부 직원은 즉시 퇴직했고 남은 일부 직원은 계약 종료와 함께 회사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보듬컴퍼니가 이용 중인 업무용 협업툴은 네이버가 개발한 네이버웍스다. 메신저, 게시판, 달력, 주소록, 이메일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이메일과 메시지 내용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관리자 기능도 있다. 막대 형식의 그래프로 데이터 사용량이 표시된다. 다만 개인별 데이터 확인은 불가능하고, 자주 사용된 단어나 기능을 알려 주는 빅데이터화는 지원되지 않는다. 무료 이용자와 유료 이용자가 사용할 수 있는 기능도 다르다.

[사진 = 네이버웍스 홈페이지 갈무리]

누리꾼들은 업무용 메신저인 만큼 감사 기능은 필수이고 관리자가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접속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꼬집었다. 또 직원들이 일터에서 사적인 대화를 주고받은 것부터가 바람직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사전에 고지되지 않은 프라이버시 침해는 사업주의 갑질을 용인하는 행위라는 비판도 나온다. 강형욱 부부조차 존재하는 줄 몰랐다가 유료회원이 되는 과정에서 발견한 기능이라 직원들로서는 인지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용 및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처리자의 의무 확인 약관을 통해 관리자는 허가된 권한 안에서 구성원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지만, 사전에 직원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고지했다. 또 구성원의 일부 또는 전부가 동의하지 않은 경우 열람 기능 이용이 적법하지 않다고 봤다.

네이버 관계자는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법령이 정한 바에 따라 고객사는 구성원의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개인정보 처리자로서 네이버웍스 서비스를 위법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복수의 법조계 관계자도 “프라이버시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능을 자체적으로 탑재했더라도 구성원에게 정보 열람에 관한 동의를 먼저 얻어야 한다”며 “관리자가 개인의 메일함이나 메시지 수·발신 내역에 접근할 때마다 알림이 가도록 하거나, 직원 본인 확인 또는 동의 버튼 클릭 등 일정 절차를 거친 후 데이터가 뜨도록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