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들 '우후죽순' 유명인 관광명소 도마 위…"신중 접근해야"

윤관식 2024. 5. 2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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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가수 김호중을 상징하는 '김호중 소리길(김호중길)' 시설 철거 논란을 계기로 각 지자체의 '유명인 마케팅' 사업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최정수 경북연구원 사회문화연구실 실장은 "유명인 마케팅 등 특정 인물에 관련된 사업은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그때그때 달라지기 때문에 위험 요소가 있다"며 "지자체에서 세금을 들여 사업을 하는 만큼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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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천 벚꽃길, 승리 숲…논란 있었던 연예인 상징물 모두 철거 수순
전문가 "연예인 유명세에 휘둘리는 관광 명소 사업 위험"
한산한 '김호중 소리길'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가수 김호중을 상징하는 '김호중 소리길(김호중길)' 시설 철거 논란을 계기로 각 지자체의 '유명인 마케팅' 사업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연예인들의 유명세에 의존하는 관광 명소화 사업에 위험 요소가 있다며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28일 경북 김천시 홈페이지에는 김호중 소리길에 설치된 김 씨의 벽화 등 조형물을 철거해달라는 민원 수십건이 게시돼 있다.

김천시는 김 씨가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지 나흘째, 여전히 철거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시는 지난 2019년 가수 박유천 씨가 마약 혐의로 구속되자 그의 이름을 딴 인천 '박유천 벚꽃길'에서 박 씨의 벽화와 팻말 등을 구속 이틀 만에 철거했다.

박유천 벚꽃길 벽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승리 숲 등 논란이 있었던 유명인들의 상징물들은 전부 철거됐다.

김호중길은 2021년 김천시에서 2억원을 들여 김 씨 모교인 김천예술고등학교 인근 골목 100m에 조성됐다.

김 씨 팬클럽 상징색인 보라색과 김 씨 벽화, 노랫말 등으로 꾸며진 해당 길은 김 씨의 팬클럽이 방문하며 지난해 방문객은 최소 10만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인근 상가들은 김 씨의 팬들 방문에 매출 상승효과를 보기도 했다.

그러나 김 씨 구속 후 철거 민원이 빗발치자 해당 길과 더불어 인근 상가 방문객도 줄고 있다.

경북 군위군은 '피식대학'을 섭외해 홍보영상을 제작했으나, 최근 해당 유튜브 채널이 경북 영양 비하 영상으로 뭇매를 맞자 홍보영상 업로드를 철회했다.

대구 서구와 남구는 방탄소년단(BTS) 뷔와 슈가의 벽화 거리를 설치해 운영 중이지만, 퍼블리시티권(초상 사용권) 침해 등 문제로 제대로 된 홍보를 못 해 관광 명소화시키지 못하고 있다.

대구 서구에 조성되는 BTS 뷔 벽화 거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문가들은 지자체들의 연예인 마케팅에 신중히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최정수 경북연구원 사회문화연구실 실장은 "유명인 마케팅 등 특정 인물에 관련된 사업은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그때그때 달라지기 때문에 위험 요소가 있다"며 "지자체에서 세금을 들여 사업을 하는 만큼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지자체 입장에서는 자기 스토리가 있는 스타를 이용해서 다양한 관광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역사적인 평가나 정리가 끝난 사람들은 위험 요소가 적지만,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사람일 경우 위험 요소를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굳이 만들어야 한다면 유명인 관광 콘텐츠는 지자체보다는 팬들이 직접 만드는 것이 좋다"며 "팬들이 설치에 나서면 지자체가 지원하고, 유지에 관해서는 관여하지 않는 형태로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고 말했다.

ps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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