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들의 마지막 경기, 두 '레전드'가 꿈꾸는 UCL 결승전 "모든걸 의미하는 경기다" 한 목소리
[OSEN=정승우 기자] 레알 마드리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소속으로 치르는 마지막 경기, 두 선수의 목표는 우승이다.
길었던 2023-2024시즌 유럽 축구가 마무리되는 가운데 이제 남은 경기는 단 1경기다. 바로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유럽 최고의 팀을 가리는 이 대회 결승전은 오는 6월 2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축구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이번 결승전에서는 'UCL 최다 우승팀' 레알 마드리드와 '독일 강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맞붙는다.
C조에 편성됐던 레알 마드리드는 SSC 나폴리, SC 브라가, 우니온 베를린과 한 조에서 경쟁, 6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완벽한 경기력으로 손쉽게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레알은 16강에서 RB 라이프치히와 만났다. 1차전 원정 경기에서 1-0으로 진땀승을 거둔 레알은 2차전 홈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합산 스코어 2-1로 8강에 올랐다.
8강에서 레알은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와 마주쳤다. '사실상의 결승전'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먼저 맨시티를 홈으로 불러들인 레알은 맨시티와 혈투를 펼친 끝에 3-3 무승부를 거뒀다. 맨체스터 원정서 치른 2차전에서도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연장전, 승부차기로 향했고 끝내 레알이 4-3으로 승리하면서 준결승까지 내달렸다.
8강에서 영국 최강의 팀을 상대로 전력을 다한 레알은 준결승에서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을 만났다. 먼저 뮌헨의 홈 푸스발 아레나 뮌헨으로 향했다. 레알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선제골로 기세를 잡았다. 뮌헨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전 리로이 자네와 해리 케인이 연달아 득점을 기록해 경기를 뒤집었다.
레알은 주어진 기회를 낭비하지 않았다. 후반 막판 호드리구가 얻어낸 페널티 킥을 비니시우스가 실수없이 처리하면서 2-2 무승부로 1차전을 마쳤다.
2차전 뮌헨을 홈으로 불러들인 레알은 이번엔 뮌헨에 선제골을 내줬다. 그러나 후반 43분, 추가시간 1분 터진 호셀루의 멀티 골로 합산 스코어 4-3을 기록, 결승전 진출에 성공했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최악의 조편성'에 그대로 걸려들었다. 도르트문트는 '프랑스 1강' 파리 생제르맹(PSG), '이탈리아 명문' AC 밀란, 새롭게 떠오른 프리미어리그의 '거부'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F조에서 경쟁했다.
도르트문트의 조별리그 탈락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컸으나 6경기에서 3승 2무 1패를 기록해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16강 상대는 PSV 에인트호번이었다. 비교적 해볼만 한 상대를 만난 도르트문트는 1차전 1-1, 2차전 2-0 승리를 거두면서 8강에 올랐다.
난적을 만났다. 도르트문트의 8강 상대는 '또 다른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였다. 1차전 마드리드 원정을 떠난 도르트문트는 1-2로 패배하면서 불리한 상황 속 2차전을 맞이했다. 도르트문트는 압도적인 홈 분위기를 결과로 연결했다. 8만 명이 넘는 홈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도르트문트는 2차전에서 4-2로 승리, 합산 스코어 5-4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에서는 조별리그에서 겨뤘던 PSG와 다시 만났다. PSG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으나 이번에도 도르트문트는 이변을 만들었다. 1차전과 2차전 모두 1-0으로 승리하면서 최종 2-0 스코어로 결승전에 올랐다. PSG는 1, 2차전 도합 6번 골대를 때리면서 불운에 울었다.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뛸 마지막 경기, 이번 결승전을 앞둔 토니 크로스는 신중했다. 28일 독일 '스폭스'의 보도에 따르면 크로스는 "이 경기가 내 레알 소속 마지막 경기라는 점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이번 결승전은 가장 중요한 대회의 결승전이다. 오직 승리만 생각한다"라고 입을 열었다.
크로스는 "이 경기에서 패배한다면 여기까지 온 여정이 의미가 없어진다"라며 "도르트문트는 상대 팀을 어렵게 만드는 팀이다. 수비는 정말 체계적이며 역습 상황에서 발빠른 선수가 있다. 어려운 경기다. 독일 팀을 상대하는 건 절대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경기 경험이 좀 있다. 그러나 크게 도움되진 않는다. 우린 놀라운 팀과 맞붙는다. 우리가 맨시티, 뮌헨을 꺾고 올라와 일부 사람들은 이번 결승전이 쉬울거라 생각하기도 한다. 착각이다. 절대 쉽지 않다. 장담한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27일 UEFA는 마르코 로이스의 인터뷰를 전했다. 로이스 역시 이번 시즌 종료 후 도르트문트를 떠난다. 토니 크로스와 마르코 로이스 모두 소속팀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것.
로이스는 "도르트문트는 내게 모든 걸 의미한다. 한 구단에서 12년을 뛰기 위해서는 무언가 의미가 있어야 한다. 단순히 명성, 돈 때문에 남는 것이 아니다. 편안하고 좋은 환경, 좋은 동료가 있어야 한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팬분들이 큰 역할을 해줬다. 팀을 떠나게 된다면 다른 곳에서 이와 같은 모습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팀을 떠난다는 결정을 내리기 전 몇 번 생각하게 됐다. 내가 여기에서 오래 뛴 이유는 팬들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또 내가 여기에 필요한 존재라는 점도 중요한 요인이었다"라고 말했다.
로이스는 "최근에 치른 챔피언스리그 PSG전 준결승전이 하이라이트였다. 준결승 진출에 성공한 뒤 결승 진출은 분명한 목표가 됐다. 우린 이 목표에 달성하면서 많은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우리 도르트문트는 매년 결승전 진출을 목표로 하던 다른 팀들이 떠안았을지도 모르는 부담감을 가지지 않았다"라고 이야기했다.
로이스는 도르트문트 입단 첫 시즌인 2012-2013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무대를 뛰었다. 당시 도르트문트는 결승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만나 1-2로 패배했다. 결승전 장소는 웸블리 스타디움이었다.
다시 웸블리에 선 로이스다. 그는 "우리 팀이 1997년, 2013년 이후 다시 결승전에 오른 건 매우 특별한 일이다. 클럽 대항전의 정점인 결승전에 오른다는 건 말로 표현하기 힘든 기분이다. 기대되고 흥분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웸블리에서 겪은 패배가 어느덧 11년 전이다. 상대가 다르기에 복수심보다 기대가 더 크다. 목표는 우승이다. 남은 90분, 어쩌면 120분이 결과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11년 만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무슨 기분일까.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경험이 쌓이고 젊었던 그때보다 더 준비를 잘할 수 있었다. 그래도 약간 긴장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로이스는 "결승전은 단판이다. 모든 게 가능한 경기다. 우린 믿어야만 하고 그렇게 할 것이다. 우린 이번 경기를 앞두고 많은 응원을 받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로이스는 "환상적이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우승하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상상하기 힘들다. 2013년 웸블리에서 결승전을 치렀고 2024년 마지막 경기를 결승전으로 마무리한다. 이보다 좋은 마무리는 없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레알 마드리와 도르트문트는 역대 총 14회 맞붙었다. 레알은 6승 5무 3패로 우위에 있다.
두 팀의 마지막 맞대결은 지난 2017-2018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로 당시 H조에 묶였던 두 팀은 두 번 맞붙어 레알이 모두 승리했다. 2017년 9월 열린 1차전에선 레알이 3-1로, 2017년 12월 열린 2차전에선 레알이 3-2로 승리한 바 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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