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37분 도시', 6㎞ 생활권…수도권→서울 출근 71분(종합)
데이터가 말한다…통행사슬·이동 알고리즘 구축…도시계획·인프라 정책 활용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최윤선 기자 = 서울은 등교와 쇼핑, 병원 등 일상과 밀접한 활동을 위해 평균 37분 안에 이동 가능한 '37분 도시'로 파악됐다.
평일 하루 수도권을 오가는 인구 이동(수도권이 출발지이거나 도착지인 모든 이동)은 7천100만여건에 달했다.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출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59.4분,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데 드는 시간은 71분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에서 서울로 올 때 약 1.2배의 시간이 걸렸다.
지자체·통계청·KT 협력해 수도권 모든 이동 집계
서울시는 실시간 통신·공공 빅데이터를 융합해 수도권 거주자의 모든 이동을 20분 단위로 집계·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28일 '수도권 생활이동 데이터'를 공개했다.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 통계청, KT, 수도권 3개 연구원의 기술·인프라 협력을 통해 집계·분석한 데이터로, 출퇴근·등하교 등 정기적 이동은 물론 쇼핑·관광·병원 방문 등 모든 이동을 분석할 수 있다.
이 자료는 수도권을 오고 가는 모든 사람의 이동 데이터를 취합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 공간 범위의 확장(서울에서의 이동뿐만 아니라 수도권을 오가는 내·외국인) ▲ 이동 목적 세분화(출근, 등교, 쇼핑, 관광, 병원, 귀가, 기타 총 7가지 목적) ▲ 세밀한 공간 단위(250m 격자 단위)로 구성된다.
서울시는 기존에 공개하던 '서울 생활이동 데이터'를 경기·인천까지 확장해 수도권 광역 정책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수도권 광역교통계획, 도시계획, 생활문화 시설 후보지 선정 등에 필요한 기초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현재 정부의 인구이동 관련 통계는 시·군·구 등 광범위한 공간을 대상으로 1∼5년 간격으로 발표되는데, 수도권 생활이동 데이터는 시공간 단위로 세밀한 분석이 가능해 시의성과 적시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도권 생활이동 데이터는 대중교통 이용과 인구 관련 공공 빅데이터와 KT의 휴대전화 통신(시그널) 데이터를 수도권 4만1천여개(가로·세로 250m 격자 모양) 구역에 추계하는 방식으로 산출된다.
이를 통해 이동 주체가(내·외국인) 언제(시간대별) 어디에서(출발지) 어디로(도착지) 어떻게(이동수단) 왜(이동목적) 이동했는지 상세하게 분석이 가능하다.
통화나 문자 같은 이용 정보가 아니라 기지국 간 단말기 간 통신 정보이기 때문에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우려는 없다고 KT는 설명했다.
서울, 쇼핑·관광·의료 37분 거리 해결…경기 40분·인천 41분
데이터 분석 결과 올해 1월 16일 기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이 출발 또는 도착지가 되는 이동은 하루 7천135만건으로 집계됐다.
경기도가 출발 또는 도착지가 되는 이동이 51%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서울(38%), 인천(10%), 기타(1%) 순이었다.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출근 땐 평균 59.4분,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근 땐 평균 71분이 걸렸다.
특히 출근시간은 인천→서울이 76.5분으로 가장 오래 걸렸다.
이어 경기→서울(65.4분), 서울→인천(64.3분), 서울→경기(54.4분) 순이었다.
같은 지역 내 출근 때 소요시간은 서울 35.3분, 경기 27.6분, 인천 25.9분이었다.
서울시민은 출근 시간대(오전 7∼9시)에 89%가 서울 내로 출근하고, 10%는 경기도로, 나머지 1%는 인천으로 출근했다.
경기도는 도 내로 출근하는 인구가 81%였으며 17%는 서울로, 2%는 인천으로 출근했다.
인천은 77%가 지역 내 출근하며 경기도와 서울로 가는 인구는 각각 12%, 11%로 추정된다.
시도별 출근·등교·쇼핑·병원 등 목적별 이동 평균 시간과 거리를 분석한 결과, 서울은 평균 37분 내 일상과 밀접한 지점으로 이동이 가능했다. 경기는 40분 도시, 인천은 41분 도시였다.
거리로 환산하면 서울시민은 평균 6㎞ 반경 내, 경기와 인천은 9㎞ 반경 내에 생활권이 형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동 패턴과 이동량 등에 따라 수도권은 북부·서북·동북·서부·서남·남부·동남 등 총 7개 생활권역으로 나뉘었다.
서초구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라는 통념과는 달리 동작·관악구와 함께 남부권역으로 분류됐다. 경기에서는 안양·과천·의왕·군포시가 남부권역이었다.
1기 신도시(평촌·산본·분당)에서는 강남 3구로, 2기 신도시(파주 운정·김포 한강·인천 검단)에서는 서울 강서·마포·영등포로 이동이 많았다.
시는 수도권 생활이동 데이터를 광역도시계획, 신도시 수요예측 등 도시개발과 교통인프라·버스노선 최적화 등 시민 삶의 질과 직결되는 정책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예를 들면 30분 체류 기준으로 체류지 중심의 '통행사슬' DB를 구축하고, 주·야간 상주 지역을 분석하며, 개인 이동을 다차원적으로 고려한 '이동 목적 알고리즘'(출근·등교·귀가)을 산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개인·공간·이동 특성을 고려한 정책·행정 서비스를 찾게 된다.
데이터는 서울시 열린데이터광장(data.seoul.go.kr)를 통해 일 단위로 공개한다.
시는 민관 융합 데이터 및 실생활과 밀접한 공공 데이터를 지속해 발굴하고 공개해 누구나 필요한 데이터를 확인하고 활용하는 생태계를 만들 방침이다. 데이터 활용을 위해선 네거티브 규제 방식(원칙적 개방, 예외적 비공개)을 정착시킨다는 구상이다.
박진영 서울시 디지털정책관은 수도권 생활이동 데이터에 대해 "수도권 전체 시민의 삶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과학적 결과물"이라며 "누구나 활용 가능한 공공 분야 빅데이터로 시민 삶의 질과 직결된 연구, 창업, 경제활동 등이 활발히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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