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로 아내 살해하려던 남편…2심 ‘대폭 감형’ 이유는

“불 지른다”며 주사 부리는 자신 신고하자 격분해 범행
1심 ‘징역 7년’→2심, 아내 용서 고려 ‘징역 4년’ 감형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법원 로고 ⓒ연합뉴스

아내를 흉기로 무차별 공격해 살해하려한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대폭 감형 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등법원 제3형사부(김병식 재판장)는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 A(65)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작년 7월18일 오후 10시35분쯤 세종 반곡로의 거주지에서 아내 B(61)씨의 머리, 턱, 팔 등을 10여 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았다.

평소 주사가 심했던 A씨는 범행 당일 술에 취한 상태서 "불을 지르겠다"며 난동을 부렸다. 이를 아내인 B씨가 경찰에 신고하자 격분해 "너는 끝났다"면서 범행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기소된 A씨는 "살해할 고의가 없었고, 술에 취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며 "피해자는 수술 결과에 따라 후유 장애가 남을 것으로 예상되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선고된 형량이 너무 가볍다는 이유로, A씨는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각각 불복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A씨의 선고 형량을 징역 4년으로 감형하며 "뒤늦게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밝힌 점, 가족들이 (A씨의) 알코올 치료를 다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