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기훈련 훈련병 사망’ 중대장 가혹행위·과실치사 혐의로 수사

강원 인제군 육군부대에서 훈련병이 훈련을 받다 쓰러져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훈련을 지시한 중대장(대위) 등 간부 2명이 업무상과실치사와 직권남용가혹행위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됐다.

강원경찰청은 인제군 육군부대 훈련병 사망사건이 육군수사단에서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로 이첩됐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따라 강원경찰은 중대장과 훈련 당시 현장에 있었던 또 다른 간부 등 2명을 조사할 방침이다.

지난 27일 훈련병 사망 사건이 발생한 강원 인제군의 모 부대 위병소에 군사경찰 차량이 출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군에서 넘긴 사건 기록을 검토해 사건 관계자와 수사 대상자들을 차례로 불러 혐의를 밝힐 방침이다.

육군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5시 20분 강원 인제군 육군부대에서 군기훈련을 받던 훈련병 6명 중 1명이 쓰러졌다. 쓰러진 훈련병은 민간병원으로 응급 후송돼 치료받았으나 이틀이 지난 25일 오후 상태가 악화되면서 사망했다.

군기훈련은 지휘관이 군기 확립을 위해 규정과 절차에 따라 장병들에게 지시하는 체력단련과 정신 수양 등을 말한다. 지휘관 지적사항 등이 있을 때 시행되며 얼차려라고도 불린다.

사망한 훈련병은 완전군장으로 연병장을 도는 군기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규정에 따르면 완전군장 상태에서는 걷기만 시킬 수 있지만 구보까지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7일 훈련병 사망 사건이 발생한 강원 인제군의 모 부대 위병소의 모습. 연합뉴스

아울러 사망한 훈련병은 쓰러지기 전 완전군장 상태로 팔굽혀펴기도 지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팔굽혀펴기는 맨몸인 상태에서만 지시할 수 있다.

숨진 훈련병은 '횡문근융해증'으로 의심되는 증상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횡문근융해증은 무리한 운동, 과도한 체온 상승 등으로 근육이 손상돼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병이다.

춘천=배상철 기자 b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