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시대의 흐름” 김형준-김기연-한준수에 강백호까지, 창날 세운 20대 포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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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시대의 흐름이 된 거죠."
올 시즌 KBO리그에선 자동투구판정 시스템(ABS)의 도입에 따라 포수가 해야 할 일 중 한 가지가 줄었다.
이에 유강남(롯데 자이언츠)처럼 지난해에는 다소 저조한 도루저지율(0.220)을 남겼다가 올 시즌 눈에 띄는 변화(0.294·30경기 이상 포수 중 4위)를 보이는 포수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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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KBO리그에선 자동투구판정 시스템(ABS)의 도입에 따라 포수가 해야 할 일 중 한 가지가 줄었다. 볼을 스트라이크처럼 보이게 만드는 포구 기술인 프레이밍이다. 오직 ABS가 설정한 스트라이크존의 통과 여부로만 볼·스트라이크가 판정되기 때문이다. 투수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서라도 여전히 프레이밍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존재하지만, 제도상의 효용이 사라진 만큼 이전보다 중요도가 낮아진 것만큼은 부인하기 어렵다.
달리 보면 포수가 신경 써야 할 일이 한 가지 줄어든 셈이다. 이에 유강남(롯데 자이언츠)처럼 지난해에는 다소 저조한 도루저지율(0.220)을 남겼다가 올 시즌 눈에 띄는 변화(0.294·30경기 이상 포수 중 4위)를 보이는 포수도 보인다. 실제로 도루저지에 취약했던 포수가 발 빠른 주자를 여유롭게 잡아낼 때면, 많은 해설자가 “포구 부담이 줄어든 덕분에 주자에 신경 쓸 여력이 좀더 생긴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ABS의 도입이 이끈 변화는 비단 도루저지에만 국한되지 않는데, 블로킹의 중요성이 좀더 강조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수비에서 신경 쓸 요소가 줄어든 대신 공격력이 중시되는 분위기도 읽힌다. 실제로 공·수 양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포수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야구를 이끌 차세대 포수로 꼽히는 김형준(25·NC 다이노스)과 김기연(27·두산 베어스), 한준수(25·KIA 타이거즈)가 대표적이다. 이 중 김기연은 25일 광주 KIA전까지 올 시즌 28경기(선발 18경기)에서 타율 0.307, 2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5월 들어서는 타격 사이클이 다소 떨어졌지만, 지난달에는 김형준(0.345·5홈런·14타점)과 한준수(0.414·9타점) 모두 매서운 타격감을 뽐냈다.
ABS가 도입되기 전에도 강민호(삼성 라이온즈), 양의지(두산)처럼 공격력이 빼어난 포수들이 리그를 대표했지만, 이제는 공격형 포수가 더 늘어날지도 모른다. 한국야구의 대표적 포수 조련사 중 한 명인 강인권 NC 감독은 “수비만 강한 포수보다는 공격력까지 뛰어난 포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게 당연한 시대의 흐름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백호(25·KT 위즈)도 달라진 풍경을 체감하게 만드는 사례다. 공격력 향상의 배경에는 포수 전향의 효과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 강백호는 다시 포수 마스크를 쓴 뒤 타격에서도 펄펄 날고 있다. 홈런(15개)과 타점(49개) 부문 1위를 달리는 데다 득점, 안타 부문에서도 상위권에 올라 다관왕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처음부터 포수로 뛰었다면 150억 원을 받는 프리에이전트(FA) 포수가 되지 않았겠느냐”는 이강철 KT 감독의 농담 섞인 말도 포수의 공격력이 더욱 중시되는 분위기를 대변한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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