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치매노인의 방화... 요양원 21명 목숨 앗아갔다 [그해 오늘]

양다훈 2024. 5. 2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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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5월 28일, 전라남도 장성군 삼계면에 있는 효사랑요양병원에서 21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0시 27분경, 화재 발생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이 사건은 당시 세월호 침몰 사고, 상왕십리역 전동열차 충돌탈선 사고,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사고 등 대규모 안전 사고 이후 안전 불감증 등 국민 정서가 극도로 예민해진 상황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사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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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화재로 검게 그을린 전남 장성군 삼계면 효사랑 요양병원 별관 병동
 
2014년 5월 28일, 전라남도 장성군 삼계면에 있는 효사랑요양병원에서 21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0시 27분경, 화재 발생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신고 접수 후 불과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당국은 즉시 진화 작업을 시작, 2분 만에 초기 진화를 완료했고 화재발생 30분만에 잔불까지 정리했다.

화재는 초기에 잡혔지만 화재가 발생한 별관 2층에서는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별관에 있던 1층의 44명과 2층의 35명 중 단 7명만이 대피에 성공했고, 나머지 28명은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했고 이 중 입원 환자와 간호조무사를 포함한 21명이 끝내 숨을 거둔 것이다.

본관에 있던 254명의 환자와 간호 인력은 119 대원들의 적극적인 대피 유도로 인해 사상자 없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입원 환자들이 70~80대 고령으로, 혼자서는 거동이 어려운 상태였으며, 이로 인해 신속한 대피가 어려워 유독가스에 질식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 발생 후, 수사 기관들은 요양병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는데 조사 과정에서 열악한 근무 조건과 부실한 안전 관리 등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특히 해당 병원은 의료법상 의료 인력 기준이 낮고,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규정이 없어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으며, 간호조무사는 단 1명뿐이었고 소화기는 캐비넷에 방치된 상태였다.

화재의 원인으로는 80대 치매 노인이 가해자로 지목되었다. 이 노인은 평소 의료진 및 주변 환자들과의 마찰이 자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CCTV 추적을 통해 검거된 후 법원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구형받았으나, 징역 20년을 선고받았고 항소심 재판 도중 사망했다.

화재 참사 당시 캐비닛에 보관된 소화기. 연합뉴스
 
이 사건은 당시 세월호 침몰 사고, 상왕십리역 전동열차 충돌탈선 사고,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사고 등 대규모 안전 사고 이후 안전 불감증 등 국민 정서가 극도로 예민해진 상황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사고였다. 더욱이 이 화재 사고는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사고 발생 이틀만에 발생하였으며, 몇 시간 후에는 도곡역 열차 방화 사건까지 발생했다.

사고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 중 한 명은 해당 병원에서 아버지가 입원해 있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다른 환자들의 구조에 집중하다가 현장 수습이 끝난 후에야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접한 것으로 알려지며 주변의 안타까움을 샀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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