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술 판매 첫날…식당 "회전율 떨어져" 손님 "더 비싸"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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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값이 쌀 때면 모를까, 요즘엔 엄두도 못 내요."
서울 종로구에서 백반집을 운영하는 70대 김 모 씨는 최근 병 대신 잔 단위로 술 판매가 가능해진다는 말을 듣고 메뉴를 추가하려다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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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싶은 만큼 먹을 수 있어" vs "잔당 1000원 넘으면 오히려 비싸"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밥값이 쌀 때면 모를까, 요즘엔 엄두도 못 내요."
서울 종로구에서 백반집을 운영하는 70대 김 모 씨는 최근 병 대신 잔 단위로 술 판매가 가능해진다는 말을 듣고 메뉴를 추가하려다 포기했다. 1970년대쯤 잔이 아닌 반병 단위로 '잔술'을 판매해 본 경험도 있지만 임대료와 인건비를 고려하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거 같다는 우려에서다.
'주류 면허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주류 면허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28일부터 술이 병이 아닌 잔 단위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 '잔술' 판매, 매출에 큰 도움 안 돼…20곳 중 2곳만 판매 의사
김 씨는 "매달 월세 300만 원이 고정 지출로 나가는 데다가 채소 가격도 오르고 인건비도 부담돼서 최근에 주방 직원을 1명으로 줄였다"며 "안 그래도 점심 등 바쁜 시간엔 술손님을 가급적 안 받고 있는데 잔술 메뉴를 만들면 회전율이 더 떨어질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서울 마포구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60대 이 모 씨도 잔술 메뉴를 놓고 고심하긴 마찬가지다. 이 씨는 "점심 때쯤 반주를 하는 분들이 계시고, 반병만 팔아달라는 나이 드신 손님들도 있어서 (잔술) 수요가 있을 것 같다"면서도 "어차피 드시는 분들은 병째 다 비우신다. 찾는 손님에겐 (반병 정도를) 제공하긴 하겠지만 메뉴로 써 붙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합법화 첫날인 만큼 시민들이 즐겨 찾는 주요 음식점들은 메뉴 도입을 주저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서울 주요 번화가에 위치한 식당 20여 곳을 돌아본 결과 음식점 2곳 만이 도입을 고려해 보겠다고 답했다 .
◇ 위생 문제도 걱정…다른 가게 분위기 봐서 결정
상인들은 '잔술' 도입을 주저하는 이유로 회전율이 떨어지고 위생 문제를 주로 꼽았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기사 식당을 운영하는 70대 윤 모 씨는 "병맥주나 막걸리는 탄산이 빠지니 회전율이 높은 점심 시간대가 아니면 잔 단위로 파는 건 힘들 것 같고, 소주 같은 증류주도 알코올이 날아가면 맛이 연해지지 않냐"라며 "술에 물 탄 것 아니냐 같은 항의를 받느니 차라리 시도도 안 하는 게 낫다"며 고개를 저었다 .
서울 중구에서 백반집을 운영하는 60대 최 모 씨는 '소주나 막걸리 잔술 판매가 법적으로 가능해졌다'는 기자의 질문을 듣고 "어떤 잔으로 팔아도 상관없는 거냐"고 반문하며 "주위 가게에서 하겠다는 말도 들은 적 없고, 설령 판다고 해도 잔 크기 등을 비교하며 항의가 들어올 것 같다. 다른 가게들이 하면 따라 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먼저 하진 않을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잔술' 판매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도 엇갈리는 모습이다. 잔 단위로 술 구매가 가능해 억지로 음주하지 않아도 된다며 환영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되지 않아 좋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잔 크기 등이 통일되지 않고 위생 문제 등이 우려돼 선뜻 손이 가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30대 직장인 장 모 씨는 "'소맥'(소주와 맥주를 섞은 술)을 주로 먹는데 병 단위로 시키다 보면 소주가 남아 아쉬웠다"며 "잔 단위로 팔면 먹고 싶은 만큼만 좋을 것 같아 효율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요리주점인 '부자촌' 인근 잔술집에서 만난 70대 김 모 씨는 "날이 좋을 때마다 근처에서 한 잔씩 마시러 온다"며 "끼니를 때우긴 이르고 한 병을 시키긴 부담스러울 때 딱 맞다"고 덧붙였다.
20대 대학생 윤 모 씨는 "한 잔당 소주나 막걸리를 판매할 때 1000원이 넘으면 안 사 먹을 것 같다"며 "팩 소주(160mL 정도)가 1000원도 안 하는데 이걸 사서 야외나 집에서 먹는 게 더 돈을 아끼는 방법일 거 같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60대 김 모 씨는 "언제 개봉한지 모르는 술을 잔 단위로 먹느니 병 단위로 시켜서 남는 술을 집에 가져갈 것 같다"며 "고물가를 위한 대책이라면 차라리 병 크기를 줄이고 가격을 낮추는 등 방법이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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