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은둔 천재 실학자 류희의 삶·업적 '집대성'

김평석 기자 2024. 5. 2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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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파(西陂) 류희(柳僖·1773~1837)는 조선 후기 재야를 대표하는 실학자다.

류희는 한글을 '언문'이라며 낮춰 부르고 선비들이 한글을 외면하던 조선시대 책에 당당하게 '언문지'란 제목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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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박숙현 '서파 류희의 삶과 학문 이야기' 공저
용인신문 대표 김종경·박숙현 부부가 펴낸 ‘서파 류희의 삶과 학문 야기’(저자 제공)

(용인=뉴스1) 김평석 기자 = 서파(西陂) 류희(柳僖·1773~1837)는 조선 후기 재야를 대표하는 실학자다. 오늘날 국어학 연구의 보배로 꼽히는 '언문지'(諺文志)와 '물명고'(物名考),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아우르는 100여권의 백과사전적 저작 '문통'(文通)과 1500여 편에 달하는 시를 남겼다.

이런 업적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류희에 대한 연구는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관직에 나가지 않고, 태어난 용인현 모현촌(현 경기 용인시 모현읍) 일대에 은둔해 살면서 평생 학문에만 매진했던 탓이다.

서파 류희의 '언문지' 저술 200주년을 맞아 그의 삶과 학문을 돌아보는 '서파 류희의 삶과 학문 이야기'가 용인신문 대표 김종경·박숙현 부부 공저로 도서출판 별꽃에서 나왔다. 이들은 지난 2011년 용인에서 이사주당기념사업회를 조직하고 서파 류희와 그의 어머니 이사주당의 삶과 학문을 기리는 선양 사업을 하고 있다.

류희는 한글을 '언문'이라며 낮춰 부르고 선비들이 한글을 외면하던 조선시대 책에 당당하게 '언문지'란 제목을 붙였다. 류희는 표음문자인 한글의 우수성과 문자 구조의 정교함을 연구해 한글 연구의 단서를 제공한 조선 최고의 음운학자, 언어학자, 국어학자로 불린다.

그가 펴낸 '물명고' 역시 방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한 조선 최고의 어휘 사전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그간 행방이 묘연했던 '문통'이 2005년 후손들에 의해 한국학중앙연구원에 기증되면서 류희는 성호 이익, 다산 정약용 반열의 대실학자로 단숨에 뛰어올라 학계가 들썩이기도 했다. '문통'은 경학, 문학, 음운학, 어휘학, 춘추학, 수학, 천문학, 역학, 의학, 음악, 농어충수, 측량학 등 전통 시대 학문의 거의 모든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

'서파 류희의 삶과 학문 이야기'는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넘나들며 학문을 섭렵하고 그 근본을 꿰뚫었던 류희의 학문적 성과를 보여준다.

저자는 "어쩌면 그가 진정 위대한 건 입신양명을 포기한 채 은둔할 수밖에 없는 시대적 상황을 받아들이고 고독과 울분의 감정을 다스리며 누가 봐주었는지도 알아주지도 않는 학문을 스스로 채찍질하며 죽을 때까지 평정심을 유지하며 정진한 것인지 모른다"며 "책은 초인의 힘으로 거친 세상을 살며 거대한 학문적 결실을 본 류희의 고단하고 치열했던 삶을 돌아보게 해 준다"고 전했다.

이 책은 류희의 어린 시절과 그의 집안 환경, 그를 키우는 데 모든 것을 집중했던 부모의 교육 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류희가 어린 시절부터 범상치 않음을 알아본 어머니 이사주당(국내 최초 태교 서적 '태교신기' 저자)은 100글자를 묶어 돌쟁이였던 류희에게 가르쳤다. 류희는 돌이 되기 전에 글자를 뗐고, 2세 땐 사자성구, 4세 땐 문장을 짓고 편지를 썼으며 5세엔 성리대전을 통독했다고 한다.

류희는 또 수학과 의학에 뛰어났던 아버지 류한규의 가르침에 따라 천문, 역학, 공학 등 이과계열에서도 방대한 학문적 업적을 남길 수 있었다.

류희는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보여주는 1500여 수의 시를 짓고, 15권의 시집을 엮은 시인이기도 하다.

저자는 "'서파 류희의 삶과 학문 이야기'는 쉽게 좌절하고 포기하는 현대인들에게 희망의 좌표를 세울 수 있는 훌륭한 멘토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전했다.

ad2000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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