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회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자 김홍택 스크린골프 황제, ‘한국의 마스터스’를 제패하다

김지수 매경GOLF 기자(kim.jisoo@mk.co.kr) 2024. 5. 2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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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투어 12승의 스크린골프 황제로 불리는 김홍택. 그가 ‘한국의 마스터스’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너무 오래 기다려왔던 우승이다. 스크린골프에만 강한 프로가 아니라는 것을 드디어 증명했다.”

김홍택이 제43회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7년 만에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비가 내리는 최종 라운드 후반 버디만 4개를 잡아 리더보드 상단에 올랐다. 4라운드 합계 10언더파 274타로 1위와 극적으로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1회전 18번 홀(파4)에서 김홍택은 안정적으로 파를 기록해 보기를 적어낸 촌라띳 쯩분응암(태국)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급상승한 퍼트 실력이 우승의 열쇠가 됐다. GS칼텍스 매경오픈 대회 4라운드 평균 퍼트 1.49개로 평균 1.79개의 다른 선수들에 비해 발군의 퍼팅 실력을 보여주었다.

김홍택은 그동안 투어보다는 스크린골프의 강자로 유명했다. 골프존이 개최하는 G투어 스크린골프 대회에서 통산 12승의 최다승을 이뤄냈다. 많은 이들이 그를 투어보다 스크린골프에 집중하는 선수로 기억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그는 2017년부터 1부 투어에서 활동하며 단 한 번도 시드를 놓친 적이 없다. 스크린골프 대회는 투어 비시즌에만 나갔다.

이번 우승에도 스크린골프 대회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우승 경쟁의 압박감에 대처하는 법과 코스 매니지먼트에 대한 연륜이 쌓였다는 것이다.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까지 길었던 7년. 스크린과 필드를 오가며 종횡무진 달려온 김홍택 선수와 나눈 일문일답.

우승이 확정됐을 때 만감이 교차했을 것 같다. 소감이 궁금하다. 너무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우승이라 처음에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동안의 노력에 보상을 받은 기분이었다. 스크린골프에만 강한 프로가 아니라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증명할 수 있어 기쁘다.

최종 라운드 전반전에서 2타를 잃어 상위권에서 멀어졌다. 그러나 후반전 13~15번 홀에서 3연속 버디를 포함해 4개의 버디를 잡아냈다.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초반에는 비가 너무 많이 와 타수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톱10만 하자. 그게 목표였다. 13번 홀부터 샷이 붙으면서 짧은 거리 샷에 조금씩 자신감이 생겼다. 이렇게 치면 붙는다는 확신이 드니까 좋은 플레이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연장전이 결정됐을 때 웃고 있었다. 떨리지는 않았는지. 엄청 떨렸다. 1부 투어에 올라와서 연장은 처음이라 더 떨렸다. 갤러리가 굉장히 많았는데, 그게 오히려 긴장을 푸는데 도움이 됐다. 많은 갤러리 속에서 좋은 경험을 한다는 생각만 했다. 원래 성격은 INFP로 소심한 편인데 대회장에서는 갤러리분들이 많이 지켜봐주시는 게 좋다.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선 27년 만에 국산 골프공을 사용한 선수가 우승했다. 이에 대한 소감은? KPGA 대회에서 볼빅 공으로 우승한 우승자가 없다고 들었다. 소속사인 볼빅에 있는 동안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싶었다. 이번 기회를 잡게 돼서 영광이고 기쁘다.

어떤 공을 사용했고, 그 공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볼빅 콘도르를 사용했다. 필드에서 느껴지는 타감을 중시하는 편이다. 콘도르는 타구의 일관성과 그린 주변 컨트롤이 마음에 들었다. 콘도르 볼 출시 후 테스트 라운드를 나갔을 때 홀인원도 했다. 2013년도 이후 첫 홀인원이었다. 그래서 뭔가 일을 내겠구나 싶었다.

지난 7년 동안 KPGA투어에서 우승이 없었는데 가족 중 가장 의지가 됐던 사람은 누구인가. 아버지에게 가장 많이 의지했다. 골프도 아버지에게 배웠다. 친구 같은 아버지다. 항상 결과가 아닌 과정을 봐주셨다. 고등학생 때 대회에 나가도 얼마나 자신 있게 쳤는지를 보셨다. 그래서 장타도 칠 수 있었다. OB가 나도 무서워하지 않고 계속 세게 쳤다. 그러다 보니 정확도를 높이는 법도 알게 됐다. 두려워하지 않고 많이 해봐야 성장한다. 이런 자신감을 아버지를 통해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2023시즌 평균 퍼팅 수 95위에 자리했는데 2024시즌에는 31위로 급상승했다. 퍼팅이 좋아진 이유가 있나. 퍼터를 바꾼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오디세이 투볼 텐 암락 퍼터로 교체했다. 퍼터를 바꾸면서 숏퍼팅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이전에는 1m 내 숏퍼팅이 문제였는데 그 부분이 많이 보완됐다. 최근 이사를 가면서 아내의 허락을 받고 방 하나를 아예 퍼팅장으로 만들었다.

G투어에서 최다승을 달성했다. G투어를 처음 나가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스크린골프는 G투어가 생기기 훨씬 이전부터 자주 쳤다. 연습할 돈을 아끼기 위해서였다. 2013년도에 G투어가 처음 생겼고 스크린골프에 익숙했기 때문에 관심이 갔다. 당시 G투어 대회 상금이 2부 투어 상금과 비슷했다. 출전비도 2부 투어 출전 비용보다 훨씬 저렴해 도전하게 됐다.

스크린골프의 장점은 무엇인가. 스크린에서와 필드의 타법이 다른지. 스크린은 날씨 영향을 받지 않아 좋다. 비시즌에 밖에서 연습하기 힘들 때는 주로 스크린에서 연습한다. 타법은 동일하다. 사용하는 채도 똑같다. 거리도 실제 필드와 똑같이 보고 클럽을 선택한다. 필드와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스크린골프가 실전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스크린골프가 KPGA투어 활동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대회에서 우승을 경험해보는 건 쉽지 않다. 우승 경쟁 때의 압박감은 스크린과 필드가 비슷한 것 같다. 스크린골프에서도 오래 활동하고 여러 번 우승 경쟁을 치르다 보니 압박감을 견디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투어 대회 코스 매니지먼트를 하는 법도 스크린골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으로 KPGA투어 5년 시드, 아시안 투어 2년 시드를 받았다. G투어보다 코리안 투어를 더 중점적으로 활동할 건지. 원래 항상 주는 코리안 투어였다. G투어에서 우승을 많이 하다 보니 G투어에만 참가한다는 이미지가 굳어졌던 것 같다. 이번 우승으로 시드를 확보했으니 필드 시합을 더 열심히 뛰지 않을까 싶다. 특히 아시안 투어 대회 출전이 기대된다. 더 큰 무대와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

올해 몇 승을 목표로 하는가. 3승을 하고 싶다. 아시안 투어 기회가 생겼으니 아시안 투어도 열심히 뛰어서 1승 더 추가하는 걸로 하겠다.

앞으로 G투어에서 김홍택의 목표, 코리안 투어에서 김홍택의 목표가 궁금하다. G투어에서 현재 공동 12승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1승만 더 추가해 잠깐이라도 단독 최다승 타이틀을 갖고 싶다. 코리안 투어에서는 매년 1승씩 차곡차곡 쌓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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