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자 배터리가 전력공급원 1위…게임 판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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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과 바람은 전기를 만드는 훌륭한 에너지원이다.
이날은 캘리포니아주에서 해가 진 뒤 밤 9시 무렵까지 전력 공급원으로 배터리가 1위를 기록한 첫번째 날이라고 한다.
이제는 전기차가 도로에서 흔하게 눈에 띌 정도로 배터리는 우리 시대에 점점 필수품이 되고 있다.
보고서는 태양광 발전과 배터리를 결합하면 밤 시간에도 재생에너지 전기를 쓸 수 있어, 웬만한 석탄발전소를 대체할 만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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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 한밭대 강사(과학기술학)
햇빛과 바람은 전기를 만드는 훌륭한 에너지원이다. 하지만 밤이나 궂은 날, 또는 바람 없는 날에는 당장 필요한 만큼 전기를 만들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전기 생산이 들쑥날쑥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는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전력망에서는 골칫거리이다. 그런데 재생에너지의 이런 약점을 보완하는 실증 사례가 보고돼 주목받는다.
미국 과학기술 전문 매체 ‘테크놀로지 리뷰’는 지난 4월16일을 에너지의 새로운 사용 방식을 보여준 특별한 날로 꼽았다. 이날은 캘리포니아주에서 해가 진 뒤 밤 9시 무렵까지 전력 공급원으로 배터리가 1위를 기록한 첫번째 날이라고 한다. 배터리는 전력 공급 비중에서 천연가스·수력·원자력 발전소를 앞섰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는 지난 7일 “거대 배터리가 전기 사용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사례는 배터리가 전력망에서 정전 같은 비상 상황에 대비하는 보조 수단만이 아니라 발전소에 견줄 만한 전력 공급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제는 전기차가 도로에서 흔하게 눈에 띌 정도로 배터리는 우리 시대에 점점 필수품이 되고 있다. 미래를 생각하며 더 값싸고 더 안전하며 지속가능한 배터리를 찾는 연구·개발도 활발하다. 비싼 리튬을 대신하는 나트륨이온 배터리 기술이나, 희귀 광물의 사용량을 줄이거나 대체해 배터리 가격을 낮추고 효율을 높이려는 연구·개발이 자주 발표된다. 배터리 기술과 산업이 성장하면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배터리와 안전한 에너지전환’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세계 배터리 기술의 생태계에 관한 최초의 포괄적인 분석이라고 한다.
보고서는 지난해 가장 빠르게 성장한 에너지 기술이 배터리였음을 확인하면서 배터리가 탈탄소 전기화를 이끌고 재생에너지의 활용을 넓히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했다. 배터리 덕분에 전기자동차 판매량은 2020년 300만대에서 지난해 1400만대로 급증했다. 배터리의 전기 저장 용량은 지난해 42기가와트가 추가됐는데 이는 전년보다 2배나 성장한 규모다.
보고서는 배터리 성장세가 기술 혁신과 가격 하락을 기반으로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2030년까지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은 40%가량 떨어지고, 새로운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10%가량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며 가격 하락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해 장단점이 다양한 배터리들이 등장할 것이다.
특히 배터리는 재생에너지의 잠재력을 키우는 데 중요하게 쓰일 수 있다. 보고서는 태양광 발전과 배터리를 결합하면 밤 시간에도 재생에너지 전기를 쓸 수 있어, 웬만한 석탄발전소를 대체할 만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평가했다. 파티흐 비롤 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은 “배터리가 우리 눈앞에서 게임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배터리를 두고 에너지전환 시대에 여러가지 큰 변화를 여는 “마스터키”라고 표현했다. 더 큰 규모로 더 많은 영역에서 사용될 배터리의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사회기술 시스템을 어떻게 설계하고 만들어가느냐도 우리 미래를 위한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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