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기 북부·강원 북부 등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실태 특별점검 실시

이홍근 기자 2024. 5. 2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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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이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오는 29~31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특별점검을 시행한다.

ASF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환경부, 농식품부, 행안부 합동 점검반을 꾸려 경기 파주시·연천군·포천시, 강원 화천군 등 4개 시군에서 방역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이번 점검은 지난 21일 강원도 철원의 한 양돈농장에서 ASF가 발생한 데 따른 후속 조처다. 해당 농장은 양돈 1200여 마리를 사육 중으로, 최근 돼지 30여 마리가 잇달아 폐사하자 방역 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경 10㎞ 방역대 안에는 농장 65곳에서 돼지 14만4300여 마리를 사육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수본은 철원 접경 4개 시군의 관내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차단 방역 실태 조사를 하고, 수렵인 방역지침 준수, 야생멧돼지 사체 보관·처리 등 확산방지 대책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규정 위반 농가에는 행정처분을 내릴 것이라고 알렸다.

이번 ASF 발병은 지난해 9월 화천 양돈농장 감염 사례 이후 8개월 만에 발생했다. 정부는 북한에서 ASF에 감염된 멧돼지가 넘어왔다고 추정하고 울타리를 세워 확산을 방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으나, 지난해 12월 부산에서도 감염 멧돼지가 발견되면서 방역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호세 마누엘 산체스 비스카이노 세계동물보건기구 ASF 표준연구소장은 한국의 ASF 울타리가 규격을 지키지 않았다며 “엉터리”라고 비판했다.

환경단체들은 ASF 울타리가 방역에 효과가 없으며, 오히려 다른 야생동물을 고립시켜 폐사하게 한다고 지적한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의 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 겨울 천연기념물인 산양이 537마리 집단 폐사했는데, 많은 수의 사체가 ASF 울타리 주변에서 발견됐다.

중수본은 “강원 철원군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함에 따라 접경지역 등 고위험 지역에 대한 점검 강화와 경각심 제고 등 강도 높은 방역관리가 필요하다”면서 “양돈농가에서도 차단방역에 대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언제라도 내 농장으로 질병이 유입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방역수칙을 철저히 이행해 달라”고 했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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