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00일 야근"...숨진 강북구청 공무원 유가족의 증언

임예은 기자 2024. 5. 2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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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진료를 받으려는 인파에 우리 현장 직원들은 아파도 아프다는 말을 못 하고, 쉬고 싶어도 쉴 수 없었습니다"

지난 1일 강북구 보건소에서 일하던 31년 차 공무원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후 발견된 유서에는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 등이 담겼는데요. 유가족과 전국공무원노조는 오늘(28일) 강북구청에 고인의 '순직 처리'를 요구했습니다.

고인은 생전 직장 상사와의 갈등오로 인한 심리적 고통은 물론, 과도한 업무로 근골격계 질환을 앓았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계기였습니다. 당시 4년간 감염병 관리 팀장을 맡았고 실무 정책에 대응했습니다. 초과 근무는 일상이었습니다. 유가족에 따르면, 고인은 월 100시간 초과 근무와 해마다 300일이 넘는 야근을 하는 등 격무에 시달렸습니다. 그렇게 코로나와 맞서는 사이 자신의 건강은 지키지 못했습니다.

몸과 마음이 아팠지만 병가를 내는 것, 쉽지 않았습니다. 병가를 결재 받는 과정에서 상당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는 증언도 잇따랐습니다. 병가가 잦아지며 팀원들에게 미안함을 느꼈고, 질병 휴직을 위한 자료 제출도 부담이었습니다. 고인의 남편은 "아내가 병가를 쓸 때마다 죄인이 된 것 같아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4년간 고된 업무 끝에 인정과 격려가 아닌 병든 몸과 마음만 남았다"고 말했습니다.

유가족과 노조는 직장 내 괴롭힘 여부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도 요구했습니다. 유족은 "고인이 남긴 여러 장의 유서 가운데 세 장은 갈등이 있던 상사와 관련된 내용이었다"며 지난 7일 관련 서류를 제출해 강북구청에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했습니다. 강북구청은 "오늘(28일)로 직장 내 괴롭힘 조사위원회 활동이 시작된 만큼 빠르고 공정하게 이 사건을 조사하겠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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