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저렴이"... '품질·가성비' 뷰티 맛집 된 다이소

지난해 매출 3조클럽 입성... 뷰티 부문이 매출 견인
소비자들 "가성비 좋은데 품질은 더 좋아"
'샤넬 저렴이' 손앤박 컬러밤, VT리들샷, 캔디 틴트

다이소 화장품이 가격과 품질에서 모두 좋은 평가를 받으며 전체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사진은 다이소 매봉역점 화장품 코너 전경. /사진=다이소

생활용품점 다이소가 뷰티 맛집으로 거듭나고 있다. C커머스 공습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인기다. 화장품의 약진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매출 3조원을 가뿐히 넘어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이소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4604억원, 2617억원이다. 2022년과 비교해 각각 17.5%, 9.4% 증가했다.

그중 뷰티 분야가 매출을 견인하며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생활용품점을 표방하는 다이소는 카테고리별 매출 비중은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현재 가장 많이 판매되는 제품군 1위가 뷰티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년간 다이소의 기초·색조 화장품 매출 증가율(전년 대비)은 각각 52.2%, 49.2%, 85.8%다. 다이소의 올 1분기(1~3월) 뷰티 제품 매출 신장률은 더 폭발적이다. 전년 동기 대비 기초화장품 약 200%, 색조화장품 약 100%로 총 150%의 성장세를 보였다.

4월말 기준 다이소에서 판매하고 있는 뷰티 제품은 34개 브랜드 315종에 이른다. 브랜드 화장품이 입점하기 시작한 2022년 이후만 산정한 수치다.

━

가격은 3000원인데 품질은 '명품급'

━

메조미디어는 28일 '2024년 소비 트렌드 시리즈-초저가 소비' 리포트를 발표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19~49세 여성 소비자 중 다이소 화장품을 구매해봤다고 응답한 사람은 41%다. 이 가운데 만족했다는 답변은 72%에 달한다.

다이소 화장품을 산 이유(중복 응답)로는 ▲1위 가격 대비 성능이 좋아서 69% ▲2위 가격이 저렴해서 48%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아서 32% ▲후기와 평가가 좋아서 32% ▲매장이 많아 접근성이 좋아서 25% 순이었다.

중국발 저가 제품들이 유해물질 검출, 낮은 품질 등으로 논란이 있는 반면 다이소 제품이 품질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점이 눈길을 끈다.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화장품들은 한국콜마,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 등 국내 ODM(제조업체 개발생산)·OEM(주문자 위탁생산) 기업에서 만든 제품이다. 소비자들은 "시중에 판매되는 고가의 제품들과 견주어도 가격은 물론 품질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VT리들샷(왼쪽)과 손앤박 컬러밤은 다이소 판매 화장품 중 품절대란을 일으킨 대표적인 제품이다.

다이소 화장품 중 최근 가장 인기있는 제품은 ▲손앤박 컬러밤(3000원) ▲VT리들샷(12ml 3000원) ▲어퓨 더퓨어 캔디 틴트(3000원)다. 다이소를 뷰티 맛집으로 확실히 각인시키는 데 큰 공을 세운 제품들이다.

손앤박 컬러밤은 한 뷰티 유튜버에 의해 '샤넬 립앤치크밤'(6만3000원)과 발색이 비슷하다는 평을 받은 뒤 소비자 사이에서 '샤넬 저렴이'로 불리며 그야말로 초대박이 났다. 오픈런을 해도 매장은 물론 온라인에서도 구하기 힘들 정도다.

VT리들샷은 미세한 바늘 같은 성분이 피부에 스며들면서 피부재생은 물론 기능성 제품의 침투력을 높여주어 뷰티 마니아 사이에서 필수템으로 꼽혔던 제품이다. 50ml 한병이 시중에서 3만원대에 판매되고 있지만 다이소에서는 12ml에 3000원이면 구입할 수 있어 입점하자마자 연일 품절 행진이 이어졌다.

최근에는 어퓨가 다이소 전용으로 선보인 더퓨어 캔디 틴트가 입소문을 타고 인기다. 지속성이 좋으면서도 통통 튀는 캔디 컬러에 탕후루처럼 반짝이는 입술 표현이 가능하다는 후기다.

다이소는 균일가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앞으로도 5000원 이하의 가성비 뷰티 제품들이 지속해서 입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 이후 다이소에 신규 입점한 화장품 브랜드 수는 2021년 4개, 2022년 7개, 2023년 19개로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는 4월말 기준 8개 브랜드가 새롭게 입점했다.

황정원 기자 jwhwa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