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리스닝? ‘쇠맛’ 들고온 에스파…“뉴진스와 하트 주고받아”

서정민 기자 2024. 5. 2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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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1집 ‘아마겟돈’ 발표
정규 1집 ‘아마겟돈’을 발표한 그룹 에스파.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를 대표하는 걸그룹 에스파가 특유의 ‘쇠맛’으로 돌아왔다. 뉴진스를 필두로 한 ‘이지 리스닝’이 대세인 케이(K)팝의 최신 흐름을 역행한 것이다. 대중은 오히려 열광한다. 뉴진스, 르세라핌, 아일릿 등 하이브 소속 걸그룹들이 소속사 내부 갈등으로 상처받고 주춤하는 사이, 에스파가 차별화된 색깔로 치고 나가는 모양새다.

에스파는 27일 정규 1집 ‘아마겟돈’을 발표했다. 2020년 데뷔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첫 정규음반이다. 이는 아이튠스 톱 앨범 차트에서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노르웨이, 브라질, 타이 등 세계 25개 지역 1위에 올랐다. 월드와이드 아이튠스 앨범 차트 정상도 차지했다. 앞서 에스파는 새 음반 공동 타이틀곡 중 하나인 ‘슈퍼노바’를 지난 13일 선공개했다. 이른바 ‘쇠맛’ 나는 강렬한 사운드의 이 노래는 지난 20일 멜론 ‘톱 100’ 차트 1위에 오른 뒤 28일 오후 1시 현재까지 8일째 1위를 지키고 있다.

정규 1집 ‘아마겟돈’을 발표한 그룹 에스파.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에스파는 출발부터 남달랐다. ‘광야’라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현실세계와 메타버스를 넘나들며 독특한 지위를 획득했다. ‘넥스트 레벨’처럼 묵직하고 강렬한 음악으로 사랑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초 에스엠 경영권 분쟁 이후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물러나면서 색깔 변화가 감지됐다. 광야 세계관을 떠나 가볍고 청량한 분위기의 ‘스파이시’를 내세워 지난해 5월 컴백한 것이다. 새로운 변신 또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그랬던 에스파가 원래의 ‘쇠맛’으로 완벽하게 회귀했다. 27일 공개한 또 다른 공동 타이틀곡 ‘아마겟돈’에선 ‘슈퍼노바’보다 철분 농도가 더 짙어졌다. 후렴구에선 중동 지역 음악의 신비로운 분위기가 더해져 중독성이 상당하다. 에스파의 카리나는 이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새 앨범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슈퍼노바’가 깡통맛이라면 ‘아마겟돈’은 흙맛이다. 좀 더 퍽퍽하고 딥한(깊은) 맛”이라고 설명했다.

정규 1집 ‘아마겟돈’을 발표한 그룹 에스파.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세계관도 되살렸다. 기존의 현실세계와 메타버스를 넘어 다중우주로 확장해 ‘에스파 세계관 시즌 2’라고 명명했다. 에스파 멤버들이 평행우주에 존재하는 각기 다른 ‘나’를 만나 무한한 가능성을 마주하고 완전한 ‘나’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카리나는 “세계관을 통해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무한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진지하게 표현하는 것이) 좀 부끄럽다는 건데, 이제는 뻔뻔해져서 괜찮다”며 웃었다.

모든 수록곡이 다 강렬한 색깔은 아니다. 발랄한 댄스곡 ‘리코리시’, 휴양지 분위기 물씬한 팝 ‘바하마’, 시원한 기타 사운드의 팝펑크 ‘리브 마이 라이프’, 감성적인 발라드 ‘목소리’ 등 다채로운 색깔의 10곡이 담겼다. 윈터는 “우리 곡에서 ‘쇠맛’이 난다고 하는데, 이번 앨범에선 따뜻한 감성 발라드부터 경쾌한 댄스곡이나 리듬감 있는 모던팝 장르까지 다양한 색깔을 보여드리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카리나는 “우리 곡을 이지 리스닝이나 하드 리스닝으로 구분하기보다 ‘에스파 음악’이라 하고 싶다”고 했다.

에스파가 발표한 정규 1집 ‘아마겟돈’ 표지.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에스파는 비슷한 시기에 컴백한 뉴진스의 ‘하우 스위트’와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됐다. 앞서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갈등 속에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민 대표에게 “에스파 밟을 수 있죠?”라고 묻는 카카오톡 대화가 공개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카리나는 “그 이슈를 알고 있다. 그 그룹(뉴진스) 분들과 음악 방송 대기실에서 만났는데, 서로 하트를 주고받았다. 같은 동료로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닝닝은 “다른 아티스트와 경쟁하기보다는 우리는 우리 과거 모습과 경쟁하고 발전한다. 모든 아티스트들 각자 색깔과 매력이 있어서 비교·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에스파는 요즘 여러 대학 축제 무대에서도 탄탄한 라이브 실력으로 호평받고 있다. 이들은 새달 29~30일 서울을 시작으로 아시아·오스트레일리아 등 14개 지역을 도는 두번째 월드투어로 전세계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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