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회로 찾아온 '전설' 이동국의 한마디, "내가 읽어도 재밌어!"

조남기 기자 2024. 5. 2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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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정동)

이동국이 간만에 미디어 앞에 섰다. 

지난 27일 오후 3시, 서울 정동에 위치한 산 다미아노에서 이동국의 서적 '결과를 아는 선택은 없다'의 출간회가 열렸다. 이동국은 "2013년에 책을 낸 적이 있다. 그러고 은퇴하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7년을 더했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지난 이야기를 시작했다.

'결과를 아는 선택은 없다'는 표지에 이동국을 상징하는 무언가를 넣지 않은 게 특징이다. 이동국은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 되길 바란다"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내가 읽어도 재미있다"라고 자신의 축구 커리어를 정리하는 책을 '강력 추천'했다. 

이동국은 출판을 기념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전했다. 일단 성적 부진을 겪고 있는 친정 클럽 전북 현대(전북)와 감독 선임에 애를 먹는 대한민국 남자 국가대표팀과 관한 이야기가 있었다. 이동국은 "전북은 안타까울 정도로 성적이 안 나온다. 그래도 김두현 감독이 들어가면 잘 해낼 거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물어보곤 했을 때, 이전의 감독은 지도력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고 한다. 김두현 감독이라면 전북을 예전으로 돌릴 수 있다"라면서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에 관해서는 기다림이 필요하다. 팬들의 기다림도 중요하다. 염기훈 감독이 사퇴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팬들이 경질하라고 하면 무조건 경질해야 하는 세상인 걸까. 축구를 좋아하는 팬들의 수준과 역량이 올라간 건 사실이다. 다만, 약속을 지킬 수 있게끔 기다려줄 수 있는 것도 좋겠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아들 이시안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이동국은 "일단 시안이가 같은 나이의 나보다 잘한다. 4학년 때의 나는 리프팅 100개를 못했다. 아무래도 어릴 때부터 볼을 가지고 노는 게 도움이 된 거 같다. 시안이가 축구 선수로 꿈을 가졌다. 하지만 아버지로서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차두리가 은퇴할 때 그런 말을 했다. 차범근의 아들로 살아가는 게 힘들었다고. 이동국의 아들이라서 시안이의 노력이 묻힐까봐 걱정된다. 그래도 시안이가 본인을 위한 꿈을 가겠다고 할 때 도움이 되는 부모가 되고 싶다. 항상 응원할 생각이다"라고 솔직한 맘을 드러냈다.

인생을 바꿨던 1998 국제축구연맹(FIFA) 프랑스 월드컵에 관한 기억을 돌이키기도 했다. 이동국은 "캐스터 분들도 김동국이라고 할 만큼 무명의 선수였다. 월드컵으로 출국을 할 때도 팬이 딱 세 분 계셨다. 황선홍 형과 홍명보 형을 배웅 왔다가 이동국이 혼자 쭈그리고 앉아있으니 '너도 잘 갔다와라' 해준 거였다"라면서 "프랑스에서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내 삶은 180도로 달라졌다. 팬들이 환호를 해줘서 깜짝 놀랐다. 김포공항에서 내려 문이 열리는 순간 내 축구인생도 문이 열렸다. 새로운 세계로 첫발을 디뎠다"라고 그때를 회상했다.
 

미들즈브러 소속으로 잉글랜드에 갔던 경험은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동국은 "한국에서 잉글랜드로 진출하는 첫 번째 케이스였다. 부상 이후라 경기 감각은 떨어져 있었지만, 다시 올 수 없는 기회일 수도 있었다. 이 기회에 내가 선택을 안 하면 다시는 선택을 못할 거 같았다"라면서 "잉글랜드에서 맛있는 걸 해 먹고, 장 보고, 산책 가고 등 사소한 생활에서 행복을 느꼈다. 그런 감정이 생겼다. 삶의 여유를 찾았다. 내가 축구선수이기는 해도, 이것은 인생에서 하나의 직업일 뿐이라는 생각도 하게 됐다. 사소한 부분에서 행복을 찾는 습관을 들였다"라고 깨달았던 바를 말했다.

이 밖에도 이동국은 "경쟁이 없는 삶을 살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뭘 잘할지 찾아보는 3년의 시간을 보냈다. 스포츠도 해봤고, 유튜브도 해봤다. 그렇게 살아보니 난 사회생활 신생아였다. 책에는 쓰지 않았지만 사기도 두 번이나 당했다. 축구선수와 군인이 사기 치기 좋다고 하지 않나. 아직도 하나하나 배워가는 시기다"라면서 "일단 3년 정도 재밌는 삶이었다. 그래도 축구로 영향을 받았던 나이기에 마지막에 있어야 할 곳은 축구일 듯하다. 지금 여러 가지 교육도 받고 있다. P급 라이선스, 테크니컬 디렉터 교육을 받으려고 한다. 축구로 뭔가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 축구와 끈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을 다한다"라고 축구로 귀환을 항상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끝으로는 "내가 축구를 하면서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 있었다. 내가 했던 선택이 다 맞진 않았다. 하지만 어떤 선택, 그것이 잘못된 선택이더라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점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다. 선택의 길에서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그 과정이 좋다고 한다면, 그걸 받아들이는 과정이 좋다면, 그걸로 괜찮다"라고 울림 있는 메시지를 전했다. 

글, 사진=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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