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환자 모아 '12억 보험금' 꿀꺽한 병원…남은 프로포폴은 '셀프 투약'

최지은 기자 2024. 5. 2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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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서류를 꾸며 거액의 실손 보험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의사·간호사 등 병원 관계자와 브로커 100여명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병원 행정 총괄이사 1명과 환자 브로커 4명 등 총 5명은 구속됐다.

A씨 등은 보험금 청구와 관련한 보험사의 서류 심사와 면담에 대비해 가짜 환자들에게 대처법을 만들어 사전에 교육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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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장 등 174명 검거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지난 3월 폐업한 경기 수원시 소재 ㄱ병원 병원장 30대 A씨 등 174명을 검거했다고 27일 밝혔다. 여성형 유방증·다한증 등 고액의 실손 의료비를 청구할 수 있는 질병을 선정하고 가짜 환자를 모집한 뒤 진단서와 진료기록부 등을 꾸며내 보험금을 받는 수법을 사용했다. 가짜 환자가 보험사에 제출한 허위 자료./사진=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허위 서류를 꾸며 거액의 실손 보험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의사·간호사 등 병원 관계자와 브로커 100여명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지난 3월 폐업한 경기 수원시 소재 병원 원장 30대 A씨 등 174명을 검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중 병원 행정 총괄이사 1명과 환자 브로커 4명 등 총 5명은 구속됐다. A씨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별건 구속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약 200회에 걸쳐 12억원 상당의 보험금을 허위로 타낸 혐의를 받는다. 여성형 유방증·다한증 등 고액의 실손 의료비를 청구할 수 있는 질병을 선정하고 가짜 환자를 모집한 뒤 진단서와 진료기록부 등을 꾸며내 보험금을 받는 수법을 사용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역할을 나누고 조직적으로 범행에 나섰다. 브로커가 가짜 환자를 모집하면 병원 관계자가 스케줄을 예약하고 허위 상담을 진행했다. 이후 의사·간호사가 수술을 진행하고 진단서와 간호기록지 등을 조작했다. 병원장이 직접 범행을 계획해 보험사 심사 단계에서 쉽게 발각되지 않았다.

가짜 환자가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받으면 절반은 병원이 가져갔다. 가짜 환자는 남은 보험금의 20%를 수령했다. 브로커는 보험금의 10~20%를 수익금으로 받았다.

브로커들은 20~30대로 병원 관계자, 보험설계사, 배달업자, 부동산업자 등 다양한 직군으로 구성됐다. 가짜 환자들은 대부분 브로커의 지인으로 서울·대전·부산·광주 등 전국에서 모집됐다.

A씨 등은 보험금 청구와 관련한 보험사의 서류 심사와 면담에 대비해 가짜 환자들에게 대처법을 만들어 사전에 교육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가짜 환자는 단속을 피하려고 고의로 가슴 부위에 상처를 내거나 다른 사람의 수술 전·후 사진을 제출했다. A씨는 개원을 위해 30억원 정도 대출을 받았으나 개원 후에도 경영난이 해소되지 않자 범행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A씨와 다른 의사 1명은 허위 수술을 진행한 뒤 남은 마약류를 투약했다. A씨는 대마를 흡연한 전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프로포폴과 텐타닐 등을 투여한 상태로 진료를 보기도 했다. 프로포폴 투약을 목적으로 환자들에게 미용 시술을 한 정황도 포착됐다.

경찰은 지난해 6월 첩보를 받아 관련 수사를 진행하던 중 같은 해 9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정식으로 수사 의뢰를 받고 수사를 이어 왔다.

경찰 관계자는 "보험 사기는 개인의 일탈을 넘어 병원과 전문 브로커 등이 개입해 사회적 폐해가 심각하다"며 "단순 가담할지라도 보험사기 특별법으로 처벌받을 수 있으니 유의가 필요하다. 경찰은 단속 등을 통해 보험사기 범죄 척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최근 성형외과 등에서 의료 시스템 근간을 흔드는 의료용 마약 오남용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보건 당국의 강력한 제재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지난 3월 폐업한 경기 수원시 소재 ㄱ병원 병원장 30대 A씨 등 174명을 검거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와 의사 1명은 허위 수술을 진행한 뒤 남은 마약류를 '셀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프로포폴과 텐타닐 등을 투여한 상태로 진료를 보기도 했다. ㄱ병원 내부 모습./영상=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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