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앵커 "尹 정호성 인선, 비선 문고리까지 성실로 포장될 순 없다"
"그를 수사해 감옥에 보낸 것도, 복권시킨 것도 윤석열 대통령"
JTBC 기자 "여당 보좌진들, '범죄자 출신한테도 밀리냐' 허탈"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윤정호 TV조선 앵커가 정호성 시민사회수석실 비서관을 임명한 윤석열 대통령을 두고 성실한 업무로 비선의 문고리까지 포장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윤 앵커는 대통령의 인사에 '아는 사람, 가까운 사람'을 쓴다는 규칙이 읽힌다며 내 눈 보다 남의 말을 들을 때가 현명할 때가 많다고 쓴소리했다.
JTBC 기자는 대통령실에 오고싶어 하는 여당 보좌진들 사이에서는 '범죄자 출신한테도 밀리냐'면서 허탈해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윤정호 TV조선 앵커는 27일 저녁 '뉴스9' '앵커칼럼 오늘' 코너 <문고리 돌아오다>에서 배신을 거듭하며 권력을 탐하던 중국 삼국지 시절 일화를 소개하면서 “삼국지에선 적이 아군 되고, 아군이 적 되는 일이 다반사다. 세상이 어지럽긴 해도 지금이 삼국지 같은 난세는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윤 앵커는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대통령실 비서관에 기용된 건, 여러모로 '난'(亂)하다”며 “'문고리 3인방'에 꼽혔던 그는 국정 농단에서도 중요한 문고리였다”고 지적했다. 윤 앵커는 “그의 대포 폰에 담긴 최순실 녹취 파일은 농단 수사의 보물창고였다”며 “그를 수사해 감옥에 보낸 것도, 복권시킨 것도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
윤 앵커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하반기 그를 따로 만났다는 보도가 나온 점을 들어 “금품 비리가 없었고 업무도 성실해 좋게 봤다고 한다”며 “인지상정일지 모르지만 '비선의 문고리'까지 '성실한 업무'로 포장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윤 앵커는 정 비서관이 탄핵심판 변론에서 “최순실씨는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도와주는 사람이었지, 밖으로 등장하면서 뭔가 일이 꼬인 거 같은데…”라고 한 말을 들어 “그가 했던 말에 그의 민 얼굴이 있다”고 지목했다.
윤 앵커는 “'인사는 메시지'라고 한다. 본의든 아니든 대통령의 인사에서 '아는 사람, 가까운 사람을 쓴다'는 규칙이 읽히곤 한다”고 분석하면서 최근 새어 나왔던 총리-비서실장 하마평이 단적인 예라고 전했다. 특히 “눈은 자신을 믿고, 귀는 남을 믿는다”는 독일 속담을 들어 윤 앵커는 “제 눈으로 보는 것보다 남의 말을 듣는 게 현명할 때가 많다”며 “사람을 판단하고 고를 때는 더 그렇다”고 지적했다.
이성대 JTBC 기자는 같은 날짜 JTBC 저녁메인뉴스 '뉴스룸' 스튜디오에 출연해 '돌비뉴스' 코너 <수사해보니 좋은 사람> 제하의 대담에서 “직접 (윤 대통령이) 본인이 수사를 해 봤더니 정호성 전 비서관이 사람이 괜찮다, 이런 판단을 한 게 아니냐 이런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어 이 기자는 여당에서는 대통령실에서 근무하고 싶어 하는 보좌진들이 많이 있다면서 “그동안은 검찰이나 경찰 출신의 수사관들이 먼저 갔을 때는 그런가 보다 했는데 이제는 범죄자 출신한테도 밀리냐, 이런 자조, 허탈감들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이 기자는 특히 정호성 비서관이 “아무 직책이 없었던 비선 최서원씨에 연설문 등 여러 문건들을 넘겨준 것에서 멈추지 않고 아예 취임사 뼈대를 잡는 회의까지 했다. 이 자리에서 직접 지시를 받고 또 그걸 이행하는 정황들이 담긴 녹취록도 공개됐다”면서 최씨가 지난 2013년 2월 “쓰세요. 받아 적으세요. 첫 번째 경제 부흥, 두 번째 국민 행복, 세 번째 대한민국의 자긍심…”이라고 말하자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이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답하는 녹취음성을 공했다.
이를 두고 이 기자는 “그 수사를 했던 게 바로 윤석열 당시 수사특검, 수사단장이었다는 얘기고, 개인이 깨끗할 수 있다는 평가는 있지만 이게 지금 공직자 윤리의 문제이기 때문에 너무 그 부분을 간과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기자는 야당에서는 혹시 탄핵을 대비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나 음모론도 나온다면서 정춘생 조국혁신당 원내 수석부대표가 '윤 대통령 본인이 구속시킨 범죄자를 이렇게 발탁한 것은 탄핵 유경험자의 오답노트로 앞으로의 탄핵을 대비한 게 아니냐'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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