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오르면 이젠 먹기 겁난다”...식품물가 가늠자 되는 이것에 촉각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ddoku120@mk.co.kr) 2024. 5. 28.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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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오는 30일 ‘원유 생산비’ 발표
고물가 기조에 따른 ‘밀크플레이션’ 우려
사료값 하락 등으로 ‘우윳값 동결’ 전망도
서울의 한 대형마트 우유 매대에서 장을 보는 소비자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우윳값을 결정짓는 ‘원유 생산비’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올해도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의 공포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원유 생산비 급증으로 우윳값이 치솟으면서 한 차례 밀크플레이션이 불어닥쳤는데, 올해도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비슷한 상황이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다만, 국제 곡물 가격 하락과 우유 소비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가격 변동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통계청은 오는 30일 원유 생산비를 포함한 ‘2023년 축산물 생산비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원유 생산비는 유가공업체가 낙농가로부터 들여오는 원유 가격에 연동되는 수치로, 우윳값과도 직결된다.

유업계와 낙농가로 구성된 낙농진흥회가 생산비를 바탕으로 올해 원유 가격을 협상해 오는 8월부터 시행한다.

원유 가격 협상은 전년 대비 4% 이상 오를 경우 생산자와 유업체가 생산비 증가액의 최대 70%까지 인상하는 범위 내에서 협상을 진행한다.

앞서 지난해 5월 낙농진흥회는 음용유 원유 가격을 1ℓ(리터)당 1084원으로 합의했다. 이는 전년 대비 8.84% 증가한 수치이자 역대 1000원대를 처음 돌파한 것이다. 2022년 원유 생산비는 전년(843원) 대비 13.7% 오른 1ℓ당 959원이었다.

원윳값 상승에 따라 우유 물가도 함께 올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유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대비 9.9% 상승한 118.13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19.1%)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다. 우유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3.6%와 비교해도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우유를 원료로 하는 유제품 등 가격도 크게 올랐다. 지난해 발효유 물가 상승률이 12.5%로 1980년(22.3%) 이후 가장 높았고, 치즈는 19.5%로 2008년(22.0%)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아이스크림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역시 10.8%로 2008년(14.4%) 이후 15년 만에 최고를 찍었다. 분유는 6.8%로 2014년 이후 9년 만에 높았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 내 우유 판매대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처럼 지난해 원유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데는 생산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료 가격이 대폭 비싸졌기 때문이다.

생산비는 경영비, 용역비, 자가노동비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경영비는 2022년 기준 생산비의 85.6%를 차지했다. 경영비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사료비이기 때문에 사료비가 비싸질수록 원유 생산비도 증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이던 2022년 원유 1ℓ당 사료비는 570원으로, 전년 대비 16.6%(81원) 상승했다.

다만 올해의 경우 국제 사료 가격이 안정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원유 가격도 큰 폭으로 변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3 국제 곡물 가격이 전년에 이어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4월 사료용 밀 수입단가와 사료용 옥수수 수입가는 1톤당 각각 23.1%, 22.8%씩 하락했다. 사료용 대두박의 가격도 전년대비 4.4% 떨어졌다. 농경원은 2024년 주요 사료용 곡물 수입 단가도 전년 대비 16%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유 소비가 줄고 있는 점도 원유 가격 동결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9월부터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적용해 원유 가격 결정 시 농가의 생산비와 함께 소비시장 상황을 함께 고려하는 방식으로 협상하고 있다. 우유 소비량이 일정 수준 줄면 생산비가 오르더라도 원유 가격을 인하할 수 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우유 소비량은 전년 대비 2.3% 줄어든 430만8350톤으로 집계됐다.

다만 인건비, 물가 상승 등 요인에 의해 우유 가격 동결이 어려울 것이라는 업계 목소리도 나온다.

우유업계 한 관계자는 “물론 사료 가격이 내리고 원가가 감축됐기 때문에 우윳값 동결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업계에서도 이야기가 갈린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적인 생각으론 인건비나 물가 상승 등 다양하게 고려해야 할 점이 많기 때문에 (우윳값) 동결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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