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지만 담배 아니다?…‘합성 니코틴’ 논란 [친절한 뉴스K]

김세희 2024. 5. 28.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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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에서 판매되는 액상형 전자담배 가운데 합성 니코틴 제품은 담배가 아닌 공산품으로 분류됩니다.

법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합성 니코틴 제품, 문제는 없는지 정부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담배지만 담배가 아닌 제품이 있습니다.

바로 '합성 니코틴'을 원료로 한 제품입니다.

현행 담배사업법은 담배를 연초잎에서 추출한 '천연 니코틴'이 들어간 제품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지방세법'과 '개별소비세법'은 범위를 더 넓혀 연초의 잎뿐만 아니라 줄기와 뿌리 등에서 원료를 추출한 것도 담배로 규정했습니다.

법으로 인정받는 담배의 핵심은 연초에서 나온 천연 니코틴이 있는지입니다.

연초가 아닌 화학 물질 합성을 통해 만든 합성 니코틴 제품은 그렇게 담배가 아닌 공산품으로 분류됐습니다.

이 판매점의 액상형 전자담배는 모두 합성 니코틴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담배로 팔리고 있지만 현행법상 담배로 규제받지 않습니다.

담배에 붙는 세금이나 부담금도 부과되지 않고, 담뱃갑에 경고 문구나 사진 역시 없습니다.

청소년들은 무방비로 노출돼 있습니다.

[A 군/고등학생/음성변조 : "학생인 거 알고 파는 업자들은 이제 액상 예를 들어서 2만 7천 원 가격인데 한 3만 5천 원에 팔아 가지고…"]

정부의 소매인 지정을 받은 곳에서만 판매되는 담배와 달리 온라인 구매도 가능합니다.

[김도환/전자담배협회 총연합회 부회장 : "온라인 특성상 타인의 신분증이나 보통 부모님의 정보를 알고 있는 경우에는 쉽게 구매가 가능하죠."]

최근엔 전자시계나 무선 이어폰처럼 독특한 디자인에 과일이나 커피 향 등을 첨가한 제품까지 나와 청소년 흡연을 더 부추기고 있습니다.

모양이나 냄새로는 학부모나 교사가 흡연을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이성규/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 : "흡연을 조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니까 이 부분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한 게 현실인 거죠."]

최근 다국적 담배 회사인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 BAT가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의 국내 출시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BAT가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의 출시를 검토하는 곳은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규제 사각지대를 노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앞서 4년 전 담배의 범위에 합성 니코틴을 포함하자는 관련 법 개정안도 발의됐지만, 논의만 거듭하다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유해성 여부 등 법 개정을 위한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 때문이었습니다.

이미 미국은 2022년부터 합성 니코틴을 담배에 포함해 규제하고 있고 캐나다와 유럽연합 등에선 향이 첨가된 담배 판매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논란이 일자 정부도 최근 유해성 검증과 관련 법 개정에 나섰습니다.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담배사업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법 개정이 될 때까지 합성 니코틴은 규제 사각지대에 계속 놓여있게 됩니다.

속도감 있는 논의가 필요해보입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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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희 기자 (3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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