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백신 남녀 모두 맞아야”

이정아 기자 2024. 5. 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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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걸리는 자궁경부암의 원인으로 알려진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남녀 모두에게 치명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HPV 감염으로 인한 남성 구인두암(편도암)이 늘고 있는 만큼 남녀 모두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세영 교수는 "지금까지 HPV는 자궁경부암의 원인으로만 인식돼 남성에게서 구인두암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가려져왔다"며 "실제로 남성이 여성보다 HPV 감염에 취약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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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1명 꼴로 바이러스 원인으로 암 발생
남성 구인두암 위험 5배 높아 남성 접종도 권고
이세영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이정아 기자

여성이 걸리는 자궁경부암의 원인으로 알려진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남녀 모두에게 치명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HPV 감염으로 인한 남성 구인두암(편도암)이 늘고 있는 만큼 남녀 모두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국내에서는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이세영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27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한국MSD 가다실9 국내 출시 9주년 기자간담회’에서 “HPV 백신은 자궁경부암 외에도 질암, 구인두암, 항문암을 예방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특히 목구멍 안쪽에 생기는 구인두암은 남성에게 5배 이상 더 많이 나타나는 만큼 HPV 백신 접종 대상을 남성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HPV는 피부 접촉으로만 전염되는 바이러스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거의 모든 사람은 일생 동안 1번 이상 HPV에 감염된다. 대부분은 2년 내에 증상 없이 지나가지만, 10% 이하는 더 오래 지속되거나 암이 발생한다. 국제인유두종협회(IPVS)에 따르면 전 세계 암의 5.2%는 HPV가 원인이다. 매년 발생하는 암환자가 60~80만 명이니 1분에 1명 꼴로 발생하는 셈이다.

이세영 교수는 “지금까지 HPV는 자궁경부암의 원인으로만 인식돼 남성에게서 구인두암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가려져왔다”며 “실제로 남성이 여성보다 HPV 감염에 취약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우선 통계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성적 파트너가 많아 HPV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또한 HPV에 감염됐을 때 항체를 생성하는 비율은 여성은 90%나 됐지만 남성은 20~30%에 머물렀다. 이 교수는 “HPV 백신을 여성만 맞을 때보다 남녀 모두 맞을 때 집단 면역이 일어나 예방 효과가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미국 MSD의 가다실,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서바릭스 등 HPV 백신은 바이러스가 몸속에서 증식하는 과정을 방해한다. CDC에 따르면 HPV 백신이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는 81~88%에 이른다. 서바릭스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HPV 16형과 18형 2가지를 예방하며(2가), 가다실은 이들 유형을 포함해 항문생식기암을 일으키는 6형과 11형까지 예방한다(4가). 가다실은 최근 자궁경부암 고위험군에 속하는 5가지 유형을 더한 9가까지 나왔다. 한국에서 자주 나타나는 52형, 58형이 이 9가 백신에 들어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3개국은 남녀 모두 대상으로 HPV 백신을 필수 접종하고 있다. 한국은 만 13~17세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HPV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HPV 백신을 국가필수예방접종(NIP)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희승 한국MSD 전무는 “유일하게 자궁경부암은 정확한 원인이 밝혀져 예방 백신이 개발됐다”며 “HPV 백신을 필수접종에 포함하는 것은 미래 세대를 위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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