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증·다한증 수술한다 속여 12억원 챙긴 조폭·병원 관계자 덜미
여유증(여성형 유방증)과 다한증 수술을 한 것처럼 속여 보험금 10억여원을 챙긴 조직폭력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가짜 환자를 모집해 여유증·다한증 수술을 한 것처럼 허위 진단서를 작성한 뒤 보험금을 챙긴 혐의(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로 병원 관계자와 조직폭력배 등 174명을 검거하고 이 중 5명을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고액의 실손 의료비 보험 청구가 가능한 여유증과 다한증을 활용해 보험금을 타내기로 계획하고 영업팀을 꾸려 실손보험 가입자인 가짜 환자들을 모집해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에는 병원장 등 병원 관계자와 브로커 역할을 한 조직폭력배·보험 설계사 등이 개입했다.
이들의 범행은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총 200회에 걸쳐 이뤄졌다. 이들은 총 12억원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브로커들은 서울·부산·대전 등 전국에서 다양한 신분·직업을 가진 가짜 환자를 모집한 뒤, 허위 보험금을 타내 수익금을 분배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가짜환자가 병원에 오면 6시간 동안 수술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 실제 수술을 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가슴 부위에 상처를 내거나 다른 사람의 수술 전·후 사진을 보험사에 제출하기도 했다.
허위 수술로 서류상 사용한 것으로 기록된 프로포폴이나 펜타닐과 같은 마약류는 병원 관계자들이 몰래 투약하거나 미용시술 명목으로 외부에 판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에 대해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가 추가됐다.
경찰 관계자는 “성형외과에서 보험사기뿐만 아니라 의료용 마약 오남용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의료 시스템 근간을 흔드는 사안으로 보건당국의 의사 면허 행정처분 등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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