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 살아 있었다…“화산 분출 증거 발견”
1990년대 NASA 탐사선 촬영 사진 재분석
분출된 용암 식으면서 초대형 암석 생성
태양계 2번째 행성인 금성에 활화산이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발견됐다. 태양계 내에서 지구 외에 용암을 내뿜는 활화산을 보유한 천체는 매우 드문데 금성이 지질학적으로 ‘살아 있는’ 천체 명단에 올라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향후 금성 탐사가 화산 활동의 영향을 밝히는 연구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27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이탈리아 단눈치오대 연구진이 30여년 전 NASA의 우주 탐사선 ‘마젤란’이 촬영한 금성 표면 사진을 최근 재분석해 금성에서 화산 활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1990~1992년 마젤란이 금성 상공을 돌면서 레이더로 찍은 표면 사진을 다시 분석했다. 예전 기술로는 잘 보이지 않던 금성 표면 모습을 진보된 기술을 이용해 자세히 들여다본 것이다. 집중 관찰 대상이 된 곳은 금성 표면의 ‘시프 몬스’와 ‘니오베 플라니티아’라는 곳이었다.
연구진 분석 결과, 관찰 대상이 된 두 곳에서 1990~1992년 사이에 다량의 용암이 분출돼 흘러나온 것으로 보이는 지형이 발견됐다. 특히 땅 위로 나온 용암의 온도가 내려가면서 생긴 엄청난 크기의 암석이 관찰됐다.
암석의 부피는 매우 컸다. 시프 몬스에서는 올림픽 규격 수영장 3만6000개, 니오베 플라니티아에서는 5만4000개를 채울 만한 암석이 생성됐다. 그만큼 용암이 다량 분출됐다는 뜻이다.
지난해 미국 페어뱅크스 알래스카대 연구진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를 통해 금성의 ‘마트 몬스’라는 곳에서 화산이 분출한 것으로 보이는 흔적을 발견했다. 1991년 2월과 10월에 마젤란이 각각 찍은 마트 몬스 사진을 비교해 보니 화산 분출구로 보이는 곳의 모양이 변해 있었고, 크기도 커져 있었다.
화산 분출의 규모를 규명한 이번 이탈리아 연구진 분석이 추가되면서 금성이 다수의 활화산을 보유한, 지질학적으로 살아 있는 행성일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지금까지 태양계에서 활화산이 존재하는 것으로 완전히 확인된 천체는 지구와 목성 위성 ‘이오’뿐이다.
연구진과 NASA는 “이번 연구 결과는 금성에서 지구와 비슷한 형태의 화산 활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증거”라며 “향후 시행할 탐사에서는 과거 마젤란 탐사선보다 훨씬 고해상도로 찍은 금성 표면 사진을 얻어 연구에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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