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입김에… 대만, 세계보건총회 참가 8년째 불발

박세희 기자 2024. 5. 2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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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을 고립시키려는 중국의 치열한 외교전에 대만의 세계보건총회(WHA) 참가가 다시 한번 불발됐다.

대만의 참가 불발은 친미·독립 성향인 민주진보당(민진당) 소속 차이잉원(蔡英文) 전 대만 총통이 집권한 2017년부터 같은 당 라이칭더(賴淸德) 총통이 들어선 올해까지 연속 8년째다.

대만의 WHA 참가 불발 뒤에는 중국의 치열한 외교적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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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 집권때부터 초청 못받아
中, 100개 넘는 국가에 외교전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saysay@munhwa.com

대만을 고립시키려는 중국의 치열한 외교전에 대만의 세계보건총회(WHA) 참가가 다시 한번 불발됐다. 대만의 참가 불발은 친미·독립 성향인 민주진보당(민진당) 소속 차이잉원(蔡英文) 전 대만 총통이 집권한 2017년부터 같은 당 라이칭더(賴淸德) 총통이 들어선 올해까지 연속 8년째다.

27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회원국들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한 제77회 WHA에 대만을 초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WHA는 WHO의 최고 의결기구 역할을 하는 연례 총회다.

추타이위안(邱泰源) 대만 위생복리부장은 이날 WHO 회원들의 결정에 앞서 “대만의 WHA 참가 저지는 대만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예방 노력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호소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독일, 일본 등도 공동성명을 내고 대만의 WHA 초청을 거듭 요구했다. 하지만 회원국들의 결정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만의 WHA 참가 불발 뒤에는 중국의 치열한 외교적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100개 이상의 국가가 WHO 사무총장에게 특별서한을 보내 대만의 참가에 반대하는 중국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대만은 WHO 회원국이었지만 유엔이 중국만을 유일한 합법 정부로 인정하면서 1972년 WHO 회원국 자격을 잃었다. 친중 성향의 국민당 소속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 집권 때엔 중국과 관계가 개선돼 옵서버 자격으로 WHA에 참가하기도 했지만 차이 정부가 들어선 2017년부터는 중국의 반대로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WHO 회원국들의 결정 직후 중국 외교부는 담화문을 내고 “WHO의 이번 결정은 하나의 중국 원칙이 국제사회의 민심과 일반적 추세이며 어떠한 도전도 용납할 수 없음을 충분히 보여준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는 국제 사회의 기본 패턴은 움직일 수 없으며 중국 통일의 대세는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민진당 당국에 알린다”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 훼손과 보건 문제의 정치화를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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