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빌라 분양 현장서 깨진 병에 낫까지 등장한 이유는
경찰, 순찰차 배치 돌발 상황 대비
경북 안동의 한 빌라 분양 현장에서 공사대금을 못 받은 유치권자들과 분양자 측 간에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로 빌라 건물을 점유하려는 몸싸움 과정에서 낫이나 깨진 병까지 등장하자 경찰이 출동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
안동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전 8시 23분쯤 안동시 정상동 한 빌라 분양 현장에서 공사대금을 못 받은 유치권자들과 건물 채권을 매입한 대부업체 용역직원 등 60여명이 빌라 점유를 두고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유치권자 측 70대 남성 A씨가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후송돼 20여 바늘 꿰매는 치료를 받았다.
이들의 충돌은 건물의 입구를 지키려는 유치권자 14명과 공사 현장의 채권을 매입한 대부업체가 고용한 용역업체 직원 50여명이 건물을 점유하려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해당 빌라는 2동 총 40세대. 소규모 건축업체들은 해당 빌라를 짓고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건축주의 말을 믿고 공사를 해줬다고 한다. 하지만 수년째 돈을 못 받는 상황에 이르자 빌라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유치권 관계자는 “건물을 짓는데 계약금 외 공사 대금을 전혀 못 받았다”며 “신탁사와 은행, 대부업체 간의 이해하질 못할 계약으로 남은 건물마저 뺏기게 생겼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기존에 빌라를 짓기 위해 건축주에 대출을 해준 은행이 한 대부업체에 채권을 팔면서 갈등의 불씨가 됐다. 분양자 측은 “실제 소유권은 신탁회사에 있고, 채권을 매입한 대부업체는 은행에 우선수익권 권리를 승계받았다”며 “최근 법원에서 유치권자들의 주장하는 빌라 소유권이 없는 것으로 판결났다”고 주장했다.
빌라 건물을 둘러싼 이들의 갈등은 지난해 12월 24일 시작으로 최근까지 권리행사 방해, 업무방해, 폭행 등 고소·고발만 27건에 달한다.
경찰이 사건 현장 동영상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장에서 다쳐 병원에 이송된 70대 남성은 병을 깨서 자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분양자 측 진입을 막기 위해 흉기를 든 50대 남성에 대해선 업무방해 및 협박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며 “해당 빌라 건물 주변에 순찰차와 경찰관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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