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우는 아이도, 사회성 좋아보이는 아이도 사실은 모두 '예민한 아이'

전아름 기자 2024. 5. 2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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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들려주는 「모든 아이는 예민하다」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모든 아이는 예민하다」 김효원 저. ⓒ글항아리

친구에게 공감을 잘 하는 아이, 그래서 친구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적재적소에 맞는 위로와 말을 건넬 줄 아는 아이, 분위기 파악을 잘 하고, 여러 친구들과 원만한 관계를 잘 유지하는 아이를 두고 우리는 '사회성이 좋다'고 평가한다. 그런데 이런 아이도 '예민한 아이' 부류에 속한다. 친구들의 반응과 분위기를 파악하고 미묘한 차이를 인지하고 해결하느라 에너지 소모가 심하다. 이 아이의 예민함은 아이에게 독이될까 득이될까. 예민한 아이는 어쩌다가 예민하게 자라는 것일까. 타고나는 걸까,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걸까?

신간 「모든 아이는 예민하다」는 20년간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아이들을 진료해온 김효원 전문의가 쓴 예민한 아이의 유형과 사례, 치료 모음집이다. 책에는 최근 10년간 만나온 '예민한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진료를 원하는 아이들 중 다수가 '불안'을 호소했다는 점이 주목할만 하다. 한편으로 김효원 전문의 역시 지독하게 예민한 큰딸을 키웠다. 까다로운 기질 탓에 아이의 성장통은 남들보다 배는 더 격렬했고, 저자 역시 엄마로서 자책하는 시간이 길었다. 

김효원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두 가지를 중요하게 강조한다. 하나, 아이의 예민함은 타고나는 것이다. 둘, 예민한 아이 성향은 부모 잘못이 아니다. 즉, 아이가 잘 못 자고, 잘 안 먹고, 울음도 그치지 않고, 또래와 잘 못 어울리는 건 임신 중에 태교를 못해서도 아니고, 부모가 잘못 키워서도 아니며, 치료가 필요한 질병또한 아니라는 점이다.

다만 저자는 책 속에서 "예민한 아이들이 자라면서 불안이 심해지거나, 강박, 공황과 같은 좀더 구체적인 불안장애의 증상이 생기거나, 더 나아가 우울이나 행동 문제가 동반되면 불안장애나 우울증이라고 진단할 수도 있지만, 예민한 성향 자체가 병은 아니다. 다만 요즘처럼 자극이 세고 생각해야 할 것이 많은 사회에서는 그렇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환경적 자극 때문에 고통받고, 또래와의 관계에서 상처받으면서 자신이 뭔가 다르다는 것을 깨달아간다"라며 "부모의 예민함은 부모 몫이고 아이의 예민함은 아이의 몫이다.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은 우선 부모 자신의 마음을 잘 돌보고, 또 예민한 아이가 세상을 좀더 편안하게 살아가도록 아이 곁에 있어주고 아이의 어려움을 함께해주는 일일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돼있다. 1부에서는 예민함을 타고나는 아이들의 특징, 2부는 예민한 아이를 잘 키우는 법, 3부는 예민한 아이들의 증상과 사례, 4부, 청소년이 된 예민한 아이, 5부 예민한 아이를 둔 부모의 특징과 사례를 다룬다. 아이가 예민한 탓이 부모에게 있는 건 아니라면서 왜 부모 사례까지 함께 볼까. 저자에 따르면 "예민한 부모에게서는 예민한 아이가 태어날 확률이 높지만, 반드시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예민한 부모는 자신의 성격으로 미루어 예민한 아이를 잘 이해하고 보듬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고 예민하지 않은 부모가 제 역할을 못 하는 것은 아닌데, 아이들은 안정적인 부모에게서 늘 위안을 얻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다른 아이들보다 유난히 예민하고 까다로운 아이를 키우며 괴로운 부모, 앞으로 이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가르칠지 고민되는 부모, 내면의 불안과 예민함이 치유되지 못한 채 어른과 부모라는 짐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부모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지은이 김효원, 발행일 2024년 6월 3일, 320쪽, 글항아리, 책가격 1만 8000원. 

-지은이 김효원=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에서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하면서, 스트레스심리상담센터에서 가족치료와 정신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일하면서, 자폐스펙트럼장애와 청소년 자살 자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수련을 받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되었으며, 서울대학교병원 어린이병원에서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전임의 과정을 밟았다.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부모이며, 아이들은 부모가 믿고 기다려주는 만큼 자란다. 그래서 아이들의 성향과 발달 단계에 따라서 부모가 아이를 잘 이해하고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예민하거나 불안이 많은 기질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은 더욱 그러하다. 아이들이 갖고 있는 마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아이들의마음을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은 책으로 「엄마의 마음이 자라는 시간」 「육아 상담소: 발달」과 공저 「아이들이 사회를 만날 때」 「공부하는 뇌, 성장하는 마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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