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 ‘고수익 투자’ 기대 악용”…900억 투자 사기 일당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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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시대 '고수익 투자 상품'에 대한 서민들의 기대를 악용한 것으로 피해자들은 유·무형의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입었고, 일부 피해자들은 전 생애에 걸쳐 모은 재산을 잃고 채무만 부담하게 되어 사실상 경제적 사망선고 단계에 이르렀다."
서울중앙지법 제30형사부(부장 강두례)는 최근 900억원대 투자 사기를 벌인 일당에게 징역 10~17년의 중형을 선고하며 이같이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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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저금리 시대 ‘고수익 투자 상품’에 대한 서민들의 기대를 악용한 것으로 피해자들은 유·무형의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입었고, 일부 피해자들은 전 생애에 걸쳐 모은 재산을 잃고 채무만 부담하게 되어 사실상 경제적 사망선고 단계에 이르렀다.”
서울중앙지법 제30형사부(부장 강두례)는 최근 900억원대 투자 사기를 벌인 일당에게 징역 10~17년의 중형을 선고하며 이같이 판결했다. 예·적금과 같은 평범한 금융 상품으로는 수익을 보장할 수 없는 저금리 시대, 서민들의 기대 심리를 파고든 범죄에 엄벌을 내렸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30형사부(부장 강두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투자사기 조직의 총책 A씨에게 징역 17년을, 상위관리책 B씨와 C씨에게 각각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16년 1월께부터 투자 사기를 벌이기 시작해 2022년 11월까지 총 145명의 투자자들로부터 876억원을 투자금 명목으로 교부받았다. A씨는 자신이 대부업을 운영하면서 경마장, 카지노 등에 돈을 빌려주고 월 20~30%의 수익을 얻고 있으며 자신에게 투자금을 대면 원금과 5~15%의 이자를 보장하겠다고 속였다. B씨와 C씨는 “재산이 100억원이 넘고 A회장은 재산이 1조원이 넘는다”며 적극적으로 투자를 모집했다.
하지만 A씨는 투자금 명목으로 받은 돈으로 재투자를 할 투자처가 없었으며, 구체적인 계획도 없었다. A씨 일당은 전형적인 ‘돌려막기’ 사기였다. 새로운 투자자들의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들의 수익금이나 원금을 지급하는 형태였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상당한 기간에 걸쳐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를 상대로 고액의 수익금을 지급하겠다고 기망해 거액을 편취하거나 유사수신행위를 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일부 피고인들은 호화로운 생활을 하면서 재력을 과시해 피해자들로 하여금 고수익을 누릴 수 있다는 말을 더욱 신뢰하게 만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체 피해자 수 150명, 피해 금액 900억, 전체 유사수신 금액 876억원을 상회한다”며 “피해자들이 단기간에 은행 이율보다 높은 수준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피고인들의 말을 믿은 점을 고려해도 서민 기대를 악용한 범죄”라고 했다.
A씨를 포함한 피고인과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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