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분양 취소하라" 아파트 철조망 막고 트럭 상경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4964가구로 전월 대비 0.1%(90가구) 늘어 4개월째 증가했다. 지방 미분양은 5만2987가구로 전체의 81.5%를 차지했다. 수도권 미분양(1만1977가구)은 전월 대비 0.2%(21가구), 지방은 0.1%(69가구) 각각 증가했다.
아파트를 다 지은 후에도 입주자가 없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2194가구로 한 달 만에 2.8%(327가구) 증가했다. 지난해 8월부터 8개월째 증가했다.
지방에서 대형 건설업체가 짓는 브랜드 아파트도 미분양 사태가 속출했다. 대구 수성구 '힐스테이트 황금역 리저브'는 지난 14일 2순위 청약에서 1.49대 1로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다. 1순위 모집에서 328가구 모집에 296건이 신청해 0.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은 심각한 상황에 놓였다. 올해만 2만가구 이상 입주할 예정으로 공급과잉 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다른 지역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13~16일 2순위를 마감한 '대전 힐스테이트 가장더퍼스트'는 210가구를 모집한 70㎡ 주택형에서 19건이 미달됐다. 79㎡A 주택형은 60가구 모집에 152건, 79㎡B 주택형의 경우 88명 모집에 57건이 각각 미달된 채 완료됐다.
이에 일부 시행사들은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을 할인하거나 신규 계약자에게 각종 혜택을 주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를 사들인 할인 매수자, 할인혜택을 제공한 시행사와 제값을 낸 기존 계약자들과의 갈등도 깊어졌다.
오는 7월 준공 예정인 '동대구 푸르지오브리센트'(794가구)는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비롯해 페이백 방식으로 4000만원 할인을 진행했다.
이달 대구 동구 '안심호반써밋이스텔라'는 입주자 반발에 할인분양을 철회했다. 당초 시행사인 호반산업은 미분양을 사면 잔금을 5년 후로 미뤄주거나 최대 9000만원 깎아주는 등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가 이에 반발한 기존 입주민들은 지난 2월 서울로 '상경 트럭 시위'를 벌였다. 지난 13일에는 아파트 출입구를 차로 가로막아 통행을 방해했다. 할인 분양자들에게 관리비 20%를 더 낼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성구 수성동4가 '빌리브헤리티지'(146가구)도 지난해 8월 입주를 시작했지만 분양률이 20%에 미치지 못해 공매로 넘어갔다. 분양가보다 3억~4억원 낮게 거래가 이뤄지는 상황에 기존 입주자들은 철조망을 치고 경계를 서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계약 조건이 변경되면 기존 계약도 동일 조건으로 소급 적용(변경)한다'는 특약을 근거로 시행사 측에 대금의 일부 반환을 요구했다.
수도권 일부도 위험 신호가 나타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달 경기 안성시를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미분양 주택이 1000가구 이상인 지역의 ▲미분양 증가 ▲해소 저조 ▲미분양 우려 ▲모니터링 필요 등 4개 요소 가운데 1개 이상 충족시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된다.
안성은 지난해 9월 미분양관리지역으로 편입된 뒤 한 달 만에 해제됐다가 재지정됐다. 안성시에 따르면 미분양은 1월31일 339가구에서 2월 873가구(15일 기준)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미분양 증가가 금융위기로 전이되지 않도록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2~3년 동안 위기가 지속될시 분양현장에 묶인 PF로 인해 금융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지방에 거주하는 무주택자가 미분양을 구입해도 분양가 할인과 중도금 대출이자 감면, 양도세 면제 등의 파격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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