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각심 일깨우는 드라마"…'크래시', 하이퍼 리얼리즘의 '힘' [종합]
박준우 감독이 밝힌 시청률 상승 비결
시즌2 가능성과 연출 방점
국내 최초 교통 범죄를 다룬 드라마 '크래시'가 시청률 상승세를 꾀한다. 신생 채널인 ENA에서 4%까지 도약할 수 있었던 비결은 철저한 자료 조사와 연구, 그리고 명확한 메시지다. 보통 사람들의 고군분투, 그리고 정의감을 매력적으로 표현한 '크래시'가 월화극 신흥 강자로 주목받고 있다.
28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는 ENA '크래시'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행사에는 박준우 감독과 오수진 작가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작품은 실제 대한민국 교통범죄 발생 건수 24만 1,029건 (2022년 기준)을 토대로 교통범죄만 전담하는 특별수사팀, 교통범죄수사팀을 다룬 수사극이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1회 2.2%로 시작한 '크래시'는 4회 4.1%를 기록했다. 수도권 분당 최고 시청률은 5.2%까지 치솟았다. 화제성 조사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5월 3주차 드라마TV-OTT 검색 반응 차트에도 4위에 안착했다.
하이퍼 리얼리즘의 매력
수많은 사상자를 내는 교통범죄 수사의 허점과 시스템 부재를 절감하는 것이 이 작품의 메시지다. 오 작가는 '생활 밀착형'이라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드라마의 첫 발걸음은 김은희 작가의 힌트로부터 시작됐다. 오 작가는 김은희 작가와의 대화에서 교통 범죄 아이템을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또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1회 노인 연쇄 살인 사건 에피소드에 대해 오 작가는 "노인 연쇄 살인 사건 실화를 찾던 도중 흥미를 느끼고 1회 에피소드로 삼았다. 다른 사건들은 특정 사건으로 규정짓기 어렵지만 노인 연쇄 살인 사건은 그대로 사실을 가져왔다. 그만큼 실화가 흥미로웠다"라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PD 출신인 박 감독의 노하우가 이 과정에서 톡톡히 발휘됐다. 사회고발 장르물의 매력을 끌어올리면서 범죄극의 하이퍼 리얼리티를 가미한 것이다. 박 감독은 '그것이 알고 싶다' 김영철 실종 사건을 언급하면서 노인 살인 사건 에피소드가 탄생하게 됐다고 짚었다.
2년 전부터 박 감독과 오 작가는 실제 사건들을 취재하면서 '크래시'만의 색채를 가미,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단순한 교통 사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획 의도대로 사건을 확대시키는 것이 '크래시'의 무기다. 1~6부가 노인 연쇄 살인 사건 등을 다루고 7~8부는 강력 범죄보단 사회 측면에서의 문제점을 조명한다. 다른 차원의 아이템들이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교통 범죄라는 이색적인 소재를 토대로 파격적이면서도 임팩트가 강렬한 전개가 완성됐다.
초고 대본에서 삭제된 에피소드도 있었다. 흥미성이나 대중의 민감도에 따른 이야기들이다. 오 작가는 "급발진 사고를 다루고 싶었다. 아직까진 여러 가지 여건이 있고 제 개인적인 역량도 있었다. 나중에 꼭 한 번 다루고 싶은 소재"라고 언급했다. 이는 강릉 급발진 의심사고를 언급한 대목이다. 2022년 12월 운전대를 잡은 60대 할머니와 12세 손자가 운전 도중 차량의 급가속으로 손자가 사망한 사고다.
시청률 상승세 가능성은?
박 감독은 시청률 비결에 대해 "캐릭터들을 좋아해 주신 것 같다. 이민기가 맡은 차연호는 전형적인 경찰 캐릭터가 아니다. 천대받는 아웃사이더다. 츤데레 같은 우리의 주인공을 시청자들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연기 구멍이 없다고 하는데 조연들도 훌륭하게 해주셨다"라고 말했다. 코믹, 휴먼, 스릴러, 카 액션 등 한 작품 속에서 풍성한 장르가 또 다른 흥행의 비결이다. 오 작가는 "심심할 수 있는 대본과 캐릭터였는데 배우들이 자연스럽게 표현해 주셨다. 또 감독님이 지루할 틈 없이 촘촘하게 만들어주셨기 때문에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드라마로 소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분석했다.
교통 범죄를 다루는 만큼 많은 차량이 파손된다는 후문이다. 박 감독은 "제작비를 정확하게 잘 모르지만 카 액션이나 특수효과가 많다. 제작비가 많이 나왔을 것"이라고 첨언했다.
그러면서 "시청률에 대한 욕심은 다 내려놨다. 이제야 성적표를 받는 기분이어서 착잡하다. 내가 연출로서 더 잘했으면 좋았겠다는 후회도 있다. 배우들은 아쉬워하기도 했다"라고 겸손한 마음을 내비쳤다. 오 작가는 "3%의 수치에 충분히 만족하지만 욕심이 생겼다"라고 덧붙였다. 시즌2에 대한 가능성은 어떻게 될까. 박 감독은 "구체적으로 논의하진 않았다. 많은 사랑을 받는다면 여지가 있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하고 싶어 한다"라면서 니즈를 드러냈다.
간담회 말미 오 작가는 '크래시'를 보는 시청자들에게 이 작품이 경각심을 일깨우길 바란다는 희망사항을 전했다. "운전을 하면서 가해자가 될 수도 있고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운전을 하다 보면 핸들만 꺾어도 사건이 벌어질 수 있으니깐요 운전이라는 것이 얼마나 책임감을 갖고, 경각심을 갖고 해야 하는 것인지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습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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