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보호 ‘교육감 의견제출’…오히려 ‘고통’
[KBS 창원] [앵커]
반복되는 교권 침해를 막기 위해, 지난해부터 교사와 관련된 아동학대 신고가 발생하면, 교육 전문가가 사건을 조사해 교육감이 의견서를 내도록 새 제도가 도입됐습니다.
하지만 새 제도 도입에도 아동학대로 고소를 당하는 선생님들은 여전히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김효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학기 중이지만, 이달 초 교실을 떠난 4년 차 교사.
지난달 말, 봉사활동 시간에 '청소하라'는 말을 2~3차례 들은 학생이 가방을 둔 채 학교를 떠난 게 문제의 시작이었습니다.
학교를 찾아온 학생 가족에게서는 욕설과 몸싸움이 되돌아왔습니다.
[피해 교사/음성변조 : "네가 무슨 선생이냐, (가족이) 폭언을 하는 거예요. 멱살을 잡고 밀쳐가지고 어깨랑 목이랑 등을 딱 부딪혔는데…."]
이 교사는 전치 6주 진단을 받았지만, 학부모는 오히려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했습니다.
교육부는 지난해 9월,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를 막겠다며, 아동학대 조사·수사 과정에 의무적으로 '교육감 의견서'를 참고하게 했습니다.
최근에는 한해 천7백여 건이던 교직원의 아동학대 신고 사례가 제도 도입 이후 일곱 달 동안 3백여 건에 그쳤다며, 교권 보호에 효과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신속 처리 방침에도, 기존 7일이던 교육감 의견 제출 기한은 지난달 14일로 늘어났고, 자치단체와 경찰 조사에 교육청 조사까지 더해지면서, 관련 교사의 피로도는 더 높아졌습니다.
또, 정당한 교육 활동이라 판단돼도 이와 별개인 수사기관 수사는 기소 여부 결정 때까지 받아야 합니다.
당사자는 교육감 의견 내용은 물론, 진행 절차조차 알 수 없습니다.
[경남교육청 관계자/음성변조 : "매뉴얼에 따라서 진행을 하고 있는데, 교사에 대한 공유까지는 없습니다."]
교원단체는 교권 보호를 위해 무혐의 사안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허철/경남교총 교직국장 : "무혐의를 받은 사건에 대해서 최소한의 책임을 묻는 어떤 그런 장치가 보완되지 않는 이상 나머지 법안들은 언 발 오줌 누기밖에 안 될 거고요."]
지난해 경남에서 열린 교권보호위원회는 3백여 건, 가해 학생과 피해 선생님을 분리하는 전학이나 퇴학 처분은 46건에 그쳤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최현진/그래픽:조지영
김효경 기자 (tellm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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