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은 일부만 갚는다지만 결국 빚더미”...악마의 유혹 ‘카드 리볼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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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씨는 올해 들어 여러 카드사에서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서비스, 일명 '리볼빙'을 신청하라는 전화를 여러 차례 받았다.
A씨는 "한 카드사의 경우 두 번에 나눠 걸려온 전화를 아예 받지 않자 세 번째 같은 번호로 전화를 해와 리볼빙을 권유했다"며 "마치 스토킹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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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수수료율 19% 넘기도
리볼빙 이월잔액 7조3345억원
수익성 높아 카드사 마케팅 안간힘
일련의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떨어진 카드사들이 수수료가 높은 리볼빙과 같은 대체 수익원을 늘리는데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일부 카드사는 리볼빙 사용 의사가 없다는 점을 내비쳐도 반복적으로 다시 물어보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28일 여신금융협회 최신 공시에 따르면 지난말 기준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은 7조3345억원이다. 전월의 7조3236억원 대비 109억원 증가했다.
결제성 리볼빙 잔액은 리볼빙 이용자가 결제일에 결제금액을 전액 납부하지 않고 다음 달로 이월한 금액을 의미한다. 통상 그 규모가 커질수록 연체 위험은 커진다.
전업 카드사별로는 시장 점유율에 비례해 신한카드가 1조5859억원으로 가장 리볼빙 이월잔액이 많았다. 다음으로 KB국민카드 1조5216억원, 삼성카드 1조2917억원, 현대카드 9983억원 등의 순이었다.
리볼빙 카드 회원 확대에 적극적인 곳은 NH농협카드 등 시장 후발 사업자 중심인 것으로 전해진다.
리볼빙 수수료는 평판을 중요하게 여기는 은행계에서조차 연 19%가 넘는다. 이는 법정 최고금리(연 20%) 수준이다. 그만큼 카드사 입장에서 높은 수수료 수익을 가져다주는 상품이다.
리볼빙은 카드값의 최소 10%만 결제(약정결제비율)하면 나머지는 상환을 최장 5년까지 계속 미룰 수 있도록 하는 고금리 대출성 계약이다.
리볼빙을 이용하면 당장은 카드값 상환 부담을 줄이고 연체를 피할 수 있는 만큼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이런 구조 때문에 리볼빙을 ‘악마의 유혹’에 빗대 부르기도 한다. 한 번 손대면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특히, 리볼빙 이월잔액을 단기간 내 상환하지 않으면 카드값이 계속 누적되기 때문에 상환부담이 커진다.
예를 들어 리볼빙 약정결제비율을 30%로 설정한 B씨의 카드값이 매달 300만원이라고 가정할 때 리볼빙 이월잔액은 첫달 210만원, 둘째달 357만원, 셋째달 460만원으로 크게 증가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리볼빙 이용 시 당월 결제예정액이 차기 이월된다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지만 사실 그 부분만큼 카드사로부터 대출을 받는 것”이라며 “편의성에만 집중해 위험성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채 리볼빙을 이용할 경우 부채가 과다해지고 상환불능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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