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파크야, 고속철 주차장이야"…나주시 칼 빼 든다
나주시, 정산시스템 설치 공영주차장 유료화 추진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고속철 역사와 에스컬레이터로 연결됐지만 일주일 이상 주차해도 주차요금 '0원' 주차장이 있다.
나주역과 연결된 나주종합스포츠파크 일대가 바로 그곳이다. 오죽하면 '고속철 주차장 맛집'으로까지 불릴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광주송정역에서 표를 예매한 수도권 장기 출타자들까지 주차비를 아끼기 위해 거꾸로 나주역으로 몰려와 탑승하는 '주차 얌체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나주역과 송정역은 한 정거장밖에 되지 않은 데다 표 검사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28일 코레일 광주본부 나주역에 따르면 나주역은 KTX와 SRT가 잇달아 정차하는 전남 중부권의 교통 요충지다.
나주역 이용객은 인근 시·군 주민들을 포함해 평일 기준 2000여명이지만 주말에는 2500~3000여 명까지 늘어난다.
문제는 이용객 대부분이 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보다는 자가용을 몰고 오다 보니 200면에 불과한 나주역 주차장으론 주차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또 자가용 이용객 대부분은 나주역 유료주차장보다는 무료 주차가 가능한 나주종합스포츠파크 내 공영주차장과 주변 이면 도로를 따라 길게 무리 지어 주차를 일삼고 있다.
이처럼 고착화된 무질서한 주차 문화는 나주역 증축 리모델링 공사가 준공된 2020년 3월부터 눈에 띄게 급증했다.
당시 고속철 역사 증축 과정에서 역사 뒤에 위치한 나주스포츠파크와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선로 가로 방향으로 육교 형태의 '선상 연결 통로(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한 것이 화근이 됐다.
해당 선상통로는 스포츠파크에서 국제 규모의 행사 또는 대규모 국내 스포츠 행사 개최 시에만 운영하기로 하고 선수단과 방문객의 접근 편의성 향상을 위해 설치했다.
나주역에서 내려 선상 통로를 이용하면 멀리 돌아가지 않고 스포츠파크로 빠르게 이동이 가능하고 반대로 경기나 행사가 끝나면 고속철 역사로 신속한 진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연중 365일 개방하면서 주차장 연결 통로로 용도가 변질됐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쉽게 표현하면 주객이 바뀐 셈이다.
나주스포츠파크에 조성된 공영주차장은 720면에 불과 하지만 하루 몰려오는 차량은 1000여대를 웃돌고 있고, 주차장 진입에 실패한 차량 대부분은 주변 이면도로와 멀리는 강변도로 갓길까지 점령한 채 촘촘하게 주차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나주스포츠파크 일대는 연중 주차 차량으로 가득 찬 채 몸살을 앓고 있다.
실정을 모르는 이들은 '나주스포츠파크에서 연중 각종 대규모 행사가 그치지 않고 열리고 있다'고 착각할 정도다.
이렇게 주차된 차량 대부분은 짧게는 반나절에서 하루, 길게는 일주일 넘게 장기 주차한 채 스포츠파크 이용객들이 사용해야 할 공영주차장과 도로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다.
특히 스포츠파크에서 대형 행사를 개최할 때면 나주시청 직원들이 장기 주차 차주들에게 연락해 차량을 이동해 달라고 통 사정해야 할 만큼 성숙하지 못한 주차문화는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결국 나주시가 늦었지만 '공영주차장 유료화' 전환이라는 칼을 빼 들었다.
나주종합스포츠파크 공영주차장 기능 정상화와 일대 무질서한 교통 문화 개선을 위해 전체 공영주차장에 입·출입 차단기와 함께 무인정산 시스템 설치를 완료했다.
공영주차장 유료화는 조례제정과 입법 예고 절차에 이어 시민설명회와 충분한 홍보 과정을 거쳐 이르면 내년 초부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주시는 '고속철 주차 얌체족' 때문에 스포츠파크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겐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도록 다양한 요금 체계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예를 들면 스포츠파크 이용 시민들에겐 '하루(?)시간 무료 주차'를 허용하는 방식이다.
반면 나주역에서 고속철을 이용해 장기간 타지역으로 출타하는 '주차 얌체족'들에겐 주차 일수에 따라 요금을 '몇 배'로 과금하는 할증 요금제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현재 주정차가 가능한 나주역과 스포츠파크 내 이면도로 차선도 황색으로 변경하고 무질서한 도로변 주정차 계도 활동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주시 관계자는 "나주종합스포츠파크 기능 정상화와 나주역 일대 무질서한 주차 문화 개선을 위해 공영주차장 유료화를 추진하게 됐다"며 "타 도시 사례를 찾아봐도 공공의 편의를 위해 설치한 공영주차장을 장기간 무료로 개방하는 곳은 없는 만큼 주차장 유료화 전환 취지에 적극 공감해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c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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