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최고의 주장인 이유, '유로 명제' 충격 빠진 포로 위로 "넌 최고야"...휴가 중에도 토트넘 생각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손흥민은 한국에서 휴가 중이지만 여전히 토트넘을 생각하는 주장이었다. 실의의 빠진 동료까지 챙기는 주장이었다.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은 27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6월 독일에서 개막하는 유로 2024 예비 명단을 발표했다. 유로 대회는 각 나라 선수 명단을 26명으로 제한하고 있기에 29명으로 구성된 예비 명단에서 3명을 제외해야 하는 스페인이다.
루이스 데 라 푸엔테 스페인 감독이 발표한 예비 명단에서 팬들이 놀란 포인트는 페드로 포로의 이름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포로는 2022~2023시즌 겨울 이적시장에서 스포르팅 리스본을 떠나서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스포르팅에서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 최고의 풀백으로 성장한 뒤에 토트넘으로 임대로 합류했다. 토트넘은 임대 후 완전 영입 조건으로 포로를 영입했다.
포로의 최대 장점은 킥력과 공격력이었다. 오른발에서 창출되는 크로스가 굉장히 일품이다. 수비수가 예측하지 못한 타이밍에 올라오는 얼리 크로스가 굉장히 큰 무기다. 풀백과 윙백으로 모두 활용될 수 있는 축구 지능 역시 매우 뛰어나다. 킥력과 축구지능을 바탕으로 보여주는 오버래핑이 포로가 토트넘으로 이적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다만 수비력이 공격력만큼 안정적이지 않다는 점이 포로의 약점이었다. 특히 풀백으로 활용될 때에는 포로는 상대팀이 노골적으로 노릴 정도로 수비력이 약했다.
토트넘으로 합류한 뒤 포로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신뢰를 받고 곧바로 주전으로 도약했다. 콘테 감독이 갑작스럽게 팀을 떠난 후에도 꾸준히 주전으로 낙점을 받았다. 첫 시즌에 17경기 3골 3도움을 기록하면서 자신의 장점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포로가 토트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자 데 라 푸엔테 감독은 지난해 3월 포로를 스페인 국가대표팀에 소집했다. 포로는 2021년 10월 이후로 처음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포로를 경기에도 투입시켰다.
2023~2024시즌 포로는 1단계 더 성장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에 부임한 뒤로 포로를 핵심으로 평가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축구지능이 뛰어난 포로를 풀백이지만 미드필더처럼 뛰도록 했다. 인버티드 풀백이라는 새로운 역할 속에서 포로는 물 만난 고기처럼 펄펄 날았다.
포로는 리그 38경기 중에 35경기나 선발로 출장하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았다. 리그에서 3골 7도움을 기록하면서 활약상이 매우 뛰어났다. 꾸준함으로 평가한다면 수비진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아도 이상하지 않았다.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 중인 풀백 전체를 놓고 봐도 포로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아스널의 주축 수비수인 벤 화이트 정도를 제외하면 포로보다 더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할 만한 우측 풀백이 없었다. 단점으로 지적받던 수비력도 완벽 보완한 포로였다.
포로가 EPL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자 데 라 푸엔테 감독은 지난 3월에 다시 포로를 스페인 국가대표팀에 불렀다. 포로는 콜롬비아를 상대로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포로가 데 라 푸엔테 감독 밑에서 출전 시간을 늘려갔기에 모두가 포로의 유로 출전을 예상했다. 포로가 스페인에서 당장 주전으로 뛰지는 않더라도, 백업 이상이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포로는 스페인의 유로 예비 명단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충격에 빠진 포로였다. 개인 SNS를 통해 스페인을 대표해 유로를 뛸 수 없다는 사실에 얼마나 실망했는지를 고백했다.
그는 "나는 유로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매우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불가능할 것 같다. 우리나라를 지켜낼 모든 선수들에게 존경과 감탄을 표한다. 이곳에서 나는 우리가 큰 기쁨을 해내길 바라면서 응원하겠다. 해낼 수 있다. 친구들"이라며 아쉬움의 감정을 담았다.
포로가 상실감에 빠지자 손흥민이 직접 나섰다. 손흥민은 포로의 게시글에 "너는 최고야"라는 댓글을 남겼다. 하트 이모티콘과 눈물 이모티콘까지 더해 포로를 위로해줬다. 수많은 사람들이 손흥민의 댓글에 좋아요를 누르면서 포로를 함께 걱정해줬다. 다른 토트넘 동료들도 포로를 생각해 마음을 전했다.
손흥민이 얼마나 포로를 위하는지는 포로의 토트넘 입단 초기부터 잘 알려졌다. 포로가 토트넘으로 이적한 후 진행한 토트넘의 첫 훈련에서 포로에게 장난스럽게 다가간 사람이 바로 손흥민이었다.
경기장 밖에서의 좋은 사이는 경기장 안으로도 이어졌다. 포로는 우측 윙백으로 출전하면서 손흥민과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포로의 토트넘 데뷔골을 도운 선수도 손흥민이었다. 포로는 반대편에서 날카로운 롱패스로 손흥민의 침투를 살려주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 벌써 친구 사이가 된 두 선수는 E.T 세리머니까지 만들어서 서로 골을 넣을 때마다 선보이고 있다.
포로 역시 손흥민에 대한 존중과 존경을 공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포로는 지난해 12월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케인이 떠난 후, 손흥민은 한발 더 나아갔다.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 경기장 안팎에서 그러한 변화가 느껴진다"며 손흥민이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포로는 여기서 더 나아가 "사람들은 보통 손흥민을 과소평가한다. 아마도 그가 항상 뒤에서만 서있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손흥민은 정말로 완벽한 선수다"라며 손흥민을 향한 저평가된 시선을 우려하기도 했다.
이번 시즌이 종료된 후에도 손흥민을 인정하는 포로의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토트넘과 번리의 경기 후 토트넘 팬들이 포로에게 '메호대전'에 대해서 질문했다.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중에서 누가 더 최고의 선수인지를 묻는 축구계의 영원한 논쟁거리였다. 그러자 포로는 "Sonny(손흥민)"이라고 대답하면서 웃어보였다. 손흥민을 향한 포로의 센스가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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