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짜낸 고량주 시음도 가능한 대만 양조장 투어
술 빚는 누룩, 울창한 숲, 은은한 향초…. 대만 자이현은 가는 곳마다 향기롭다. 향은 계속 바뀌어도 정겨운 사람 내음은 여전한 곳이다.
●와인만큼 깊은 고량주,
대만 연주 자이 양조장
고량주는 와인만큼이나 역사가 깊고, 팬층이 두텁다. 대만은 대만주류담배공사가 전역에서 술을 생산하고 있는데, 자이현에도 연주 자이 양조장을 운영한다. 양조장에서는 생산 공정을 둘러보고, 시음과 박물관 형태의 전시도 체험할 수 있다. 양조장 곳곳에서는 숙성되기를 기다리는 항아리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대만 사람들은 항아리 채 구매하기도 해 기념일에 맞춰 십수년을 기다렸다 찾아가기도 한다.
1950년대 빚어 500만 대만 달러(한화 약 2억원)로 책정된 말 그대로 억 소리 나는 술과 수상 경력이 화려한 옥산고량주 등 자랑거리가 많다. 술병의 모습도 용, 배추, 사람 등 화려하게 만들어져, 조금씩 소장 욕구가 피어오른다.
시음도 다양하다. 대만에서 생산하는 각종 주류 중 엄선된 4종을 맛보게 해준다. 특히 양조 시간에 맞춰 가면, 누룩 향 가득한 양조장에서 갓 짜낸 고량주도 맛볼 수 있다. 고량(수수)을 기계에 넣고 압력을 가해 갓 짜낸 고량주는 약 80도의 높은 도수로 대뜸 손대기가 쉽지가 않다. 두려움을 무릅쓰고 마셔보면 압력으로 인해 따뜻하게 데워진 술이 미뢰를 자극하며 지나가는 게 느껴진다. 매우 부드러운 목 넘김을 뒤로 입안 가득오래 남는 단맛이 절로 다음 잔을 찾게 만든다.
●원주민 쩌우족과 동화되다
대만에는 16개 원주민 부족이 있다. 자이현에서 8개 마을로 퍼져있던 쩌우족은 과거 폭우로인해 생활 터전을 잃게 된 뒤 주루부락에 모여 예술촌을 형성했다. 주루부락에 들어서면, 건강을 기원하는 의식과 함께 쩌우족의 환영 인사가 맞이해준다. 구릿빛 피부와 체형은 마오리족을 연상시키는데, 대만 원주민과 마오리족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뿌리는 같아서다.
주루부락 예술촌은 색다른 체험이 가능하다. 쩌우족 분위기와 원주민 전통 활 체험, 꽃사슴 근접 체험이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꽃사슴은 먹이주기는 물론 일본 나라의 사슴공원처럼 함께 뛰어놀고, 만지며 가까이 느낄 수 있다. 사슴은 500 대만달러 지폐에도 들어갈 만큼 아름답고, 사람을 잘 따르는 동물임은 틀림없지만, 조금 거리를 두고 먼발치에서 바라보면 영물 같은 느낌도 든다.
쩌우족은 유유파스에서도 만날 수 있다. 유유파스는 쩌우족 언어로 '넉넉하고 건강하다'는 뜻으로 이름처럼 원주민 가무 공연으로 볼거리가 넉넉하고, 끝없이 펼쳐진 차밭이 주는 건강함이 깃든 곳이다. 카페, 쩌우족 문화, 식사가 결합된 특색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산 중턱 차밭을 배경으로 전통 복장과 장식을 두른 채 인사하는
쩌우족 주민들을 마주하면, 원주민 섬에 여행 온 기분이다.
●아리산길 달리는, 삼림철도
대만 3대 명산으로 꼽히는 아리산은 한라산 보다 500m는 높은 2,481m 높이로 아름다운 일출과 운해로 유명해 자연 경관 코스에서 빼놓을 수 없다. 경치를 눈에 담기 위해 저 높이 올라가야 하지만, 정상 부근까지 이어진 삼림철도가 있어서 드높은 크기에 겁먹을 필요는 없다. 목재를 옮기기 위해 이어진 백년도 더 된 철길 위를 이제
는 관광열차가 아리산을 가로지르면서 숲의 기운을 아쉬움 없이 만끽하게 해준다.
삼림철도는 푸선호와 쉬웨호가 정상을 향해 달린다. 푸선호는 내부는 물론 손잡이까지 대만 편백나무와 향나무로 만들어져 열차가 아닌 숲속에 있다고 착각을 하게 만든다. 아리산을 오르는 한 정거장만으로도 편백나무 향기에 반하기는 충분하다. 쉬웨호는 막힘없이 널찍한 유리창이 있어 아리산 곳곳을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종점에 다다를 것만 같다. 종점역인 주선역은 해발2,451m로 최고의 일출 포인트로 손꼽힌다.
●마음이 안정되는 곳, 향예문화단지
향예문화단지에서는 종교 문화에서 중요한 요소인 향을 제작하는 과정을 눈에 담을 수 있다. '향'의 의미보다는 인센스스틱으로 가볍게 받아들이면 좋다. 대만에서는 전통 산업인 만큼 장인들이 숙련된 손길로 향을 다루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건물 인테리어 곳곳에서도 향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고, 시향을 목적으로 지속적으로 틀어두는 향이 마음을 안정시켜준다.
다양한 형태로 제작된 향대와 향 제작 재료 전시를 구경하면서 조금 더 오랫동안 향을 맡고 싶어진다. 건물 밖에는 장인의 손길을 거쳐 만들어진 향들이 햇볕에 말라가는데, 길게 늘어선 알록달록한 색깔의 향들이 꽃밭을 연상시킨다.
대만 자이현 글·사진=송요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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