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 국경서 이스라엘·이집트군 총격전···이집트군 1명 사망
이 “이집트 측에서 먼저 총격”
이집트와 국경을 맞댄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의 국경검문소 인근에서 이스라엘군과 이집트군 간 교전이 벌어졌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이날 라파 국경검문소 인근에서 이스라엘군과 이집트군 간에 교전이 벌어져 이집트 군인 1명이 사망하고 양측 군인 다수가 부상을 입었다.
이집트 보안 소식통에 따르면 이스라엘 군인들을 태운 장갑차가 팔레스타인 무장대원들을 추적하다가 분계선을 넘었고, 이를 감시탑에서 지켜보던 이집트군이 총격을 가했다.
이에 이스라엘군이 반격하는 과정에서 이집트 군인 1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군인 여러 명도 총격전으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교전은 최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남단 국경도시 라파를 공격하며 양국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발발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최후의 피란처’로 불리는 라파에 대한 본격적인 공격에 앞서 지난 7일 탱크 등을 동원해 라파 국경검문소의 가자지구 쪽 구역을 장악했다.
이에 이집트가 강하게 반발하며 자국 국경을 폐쇄하고 가자지구 구호품 반입에 일시적으로 협조하지 않는 등 이스라엘과 갈등을 빚었다. 이집트는 지난 12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을 막아 달라고 낸 소송에 동참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다만 양국 모두 이번 충돌에 대해 ‘조사 중’이라는 것 외에는 언급을 자제하는 등 사태가 악화되는 것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이스라엘군 아랍어 대변인인 아비하이 아드라이 중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몇 시간 전 이집트 국경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조사 중”이라며 “이집트 측과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집트군도 라파 국경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져 국경수비대원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관련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집트는 1979년 아랍권 국가로는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평화 협정을 체결했으며, 시나이반도와 가자지구 관련 치안 문제를 두고 이스라엘과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를 기반으로 이집트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중재자’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이후에는 미국, 카타르와 함께 휴전 협상을 중재해 왔다.
전쟁 발발 직후 이스라엘군 탱크의 오발로 이집트 경비 초소에 있던 병사들이 다치는 사건이 있었지만, 양국 간 갈등으로 비화하진 않았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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