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일상에 스며든 시대… 적응 못하면 日처럼 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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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책에 '사피엔스'라는 제목을 붙이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만큼 큰 변화가 다가오는 게 보였거든요."
최재붕(59·사진) 성균관대 부총장은 기술을 바탕으로 한 우리 사회의 변화를 진단하는 공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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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신기술에 폐쇄적 분위기
잠재력 높은데 기회 못살려
“이번엔 책에 ‘사피엔스’라는 제목을 붙이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만큼 큰 변화가 다가오는 게 보였거든요.”
최재붕(59·사진) 성균관대 부총장은 기술을 바탕으로 한 우리 사회의 변화를 진단하는 공학자다. 지난 2019년 저서 ‘포노 사피엔스’를 통해 스마트폰의 발명 이후 등장할 신인류에 대해 예고했던 그는 이후 수많은 책과 강연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고 미래를 대비하라고 독자들을 채찍질했다. 최근 성균관대 수원캠퍼스에서 만난 최 부총장은 5년 만에 ‘사피엔스’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예고했다. 그 당시 ‘스마트폰’이 그러했듯이 이제는 ‘AI’가 우리 산업과 문화를 바꿔놓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그는 이번 신간의 제목을 ‘AI 사피엔스’라고 붙였다. “AI가 우리 일상생활에 스며들어 자연스러워질 신기술이라는 게 명확해 보였어요.”
실제로 생성형 AI 챗GPT의 상용화에 이어 최근에는 대화형 AI까지 인간과 상호교류하는 AI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 부총장이 예측하는 다음은 ‘온디바이스 AI’다. 그는 “세탁기, 냉장고, 자동차 등 하드웨어에 AI를 적용해 일상생활에서 AI가 만연해지고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인류가 불편함을 겪는 상황은 다가올 미래”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려가 되는 것은 우리나라의 신기술에 대한 폐쇄적인 분위기다. 최 부총장은 책을 통해서 이를 ‘개발도상국의 관성’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디지털 사회로 옮겨가는 것에 대해 상당히 폐쇄적이다. 상징적으로 우버와 에어비앤비가 있고 가상화폐만 해도 마찬가지다”라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우리 사회가 가진 관성은 한국이 맞이한 기회를 고려할 때 특히나 큰 장애물이다. 최 부총장의 설명에 따르면 한국은 AI 시대에 선두 국가로 나아갈 잠재력이 높은 나라다.
근거는 두 가지다. 그는 “우선 AI 사회의 두 축은 AI 반도체와 생성형 AI인데 생성형 AI의 경우 한국은 지난 2005년 중국에 이어 3번째로 네이버에서 생성형 AI 프로그램 ‘하이퍼클로버’를 내놨다. 생성형 AI에서 가장 중요한 건 데이터다. 데이터 주권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네이버와 카카오 덕분에 그 조건이 충족됐다”며 “AI 반도체의 경우 말하지 않아도 우리가 3대 국가”라고 뒷받침했다. 이 때문에 최 부총장은 집필 활동과 더불어 다양한 국가의 위원회 활동에서 같은 메시지를 말한다. “미래 세대를 위해서 지금 양보해야 한다”고. ‘개발도상국의 관성’과 기술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특히 현재의 일자리나 산업의 변화에 대한 양보가 필요하다. AI 시대에 급격한 일자리 변동이 있을 수는 있지만 “분야별로 할 일들은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며 그는 기성세대를 설득한다. 미국에서 냉동 김밥이 히트하고 한국의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는 등 조금의 변화로 인해 우리의 일이 갖는 파급력과 기회가 확장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끝으로 최 부총장은 AI 시대, 제대로 발맞추지 못할 경우 펼쳐질 미래에 대해서는 섬뜩한 경고를 보냈다. “일본을 보세요. 아날로그적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니 어느새 산업 측면에서 뒤처졌잖아요. 조금씩 흐름에 맞추지 못하면 어느 순간 우리도 일본처럼 될 수도 있습니다.”
신재우 기자 shin2ro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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