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명령 거부하면 강제 대피시킨다”…경북도, 풍수해 대비 ‘주민대피시스템’ 가동

12시간 전 사전 예보제·마을 순찰대 운영

이철우(오른쪽) 경북지사 등 경북도 공무원들이 도청에서 여름철 풍수해 대비 점검회의를 하고 있다. 경북도청 제공

안동=박천학 기자

경북도가 올 여름철 태풍과 호우 등에 따른 자연재난에 대비해 강제 이동 조치를 포함한 주민대피시스템을 가동하기로 했다. 지난해 7월 경북 북부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29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태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경북도는 자연재난으로부터 도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경북형 주민대피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운영한다고 28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취약시간(야간)에 인명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상황 전파가 어렵고 대피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대피 시 안전사고 위험이 도사리는 만큼 ‘12시간 전 사전 대피 예보제’를 시행해 일몰 전까지 대피를 완료하는 것이다.

또 도내 5189개 마을에 이·통장, 자율방재단, 의용소방대, 자율방범대 등 2만4920명으로 구성된 ‘마을순찰대’를 가동해 집중호우 등에 따른 위험징후 감시와 재난 상황을 전파하고 주민 대피를 지원한다. 마을순찰대는 지난 24일부터 발대식을 열고 있으며 오는 6월 중순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도는 특히 대피 명령에도 불구하고 거부하는 주민은 경찰, 소방, 이·통장, 전담 공무원으로 구성된 ‘주민대피협의체’를 통해 강제로 대피시키기로 했다. 도내 위험 마을대피소(603곳)는 이달 말까지 전문가와 합동으로 점검해 부적합 대피소는 변경하고 대피소별 메가폰·랜턴 등 안전 물품을 비치하기로 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자연재난은 철저한 사전 대비·대피 등 과잉 대응으로 막을 수 있다"며 "올해만큼은 인명피해가 없는 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예천·영주·봉화· 문경 등 경북 북부지역에서는 지난해 6월 27일부터 7월 15일까지 20일 동안 내린 약 700㎜의 집중 호우에 따른 산사태 등으로 29명이 숨졌다. 피해는 주로 오전 2~ 5시 사이 취약 시간대에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