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찾은 마크롱 “미국만 바라봐선 안 돼”···‘유럽 자강’ 강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독일을 국빈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만 바라보는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며 ‘유럽 자강론’을 설파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드레스덴 성모교회 광장에서 한 연설에서 “우리는 공동의 새로운 안보 개념을 구축해야 한다”며 “유럽인으로서 이는 코페르니쿠스 혁명에 버금가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의 진정한 통일 혹은 통합은 우리가 스스로 국방과 안보의 틀을 확립할 때 완성된다. 이는 앞으로 몇 년간의 과제”라며 “그래서 우리는 몇 달 안에 유럽인으로서 이 틀을 재정의할 기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유럽으로서는 ‘행운’이라면서도 “그들에게 항상 이런 노력을 요구하는 게 합리적인지 자문해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강한 유럽’을 주장해온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월 유럽 군대의 우크라이나 파병론에 불씨를 지피며 논란을 일으켰다. 독일은 당시 파병 계획이 없다며 선을 그었고, 마크롱 대통령의 ‘파병 검토’ 발언이 유럽 동맹국 내 분열상을 드러냈다는 비판도 거셌다.
이날 프랑스 국방부와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프랑스는 결국 우크라이나 장병 훈련을 위해 현지에 프랑스군 교관을 파병하기로 했다.
https://www.khan.co.kr/world/europe-russia/article/202405280705001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경제 분야에서도 유럽이 미국·중국과의 경쟁에서 주권적이고 독립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자강론을 폈다. 그는 “더 이상 순진하게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선호하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유럽식 규칙이 필요하다”며 “방위산업이든 다른 분야든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1만5000여명의 청중에게 프랑스와 독일어로 번갈아 연설하며 “독일 통일 이후 프랑스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드레스덴에서 연설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대통령이 독일을 국빈 방문한 것은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이후 24년 만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함께 베를린의 홀로코스트 기념비를 찾아 참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오는 28일 뮌스터에서 유럽 통합에 기여한 인물에게 주는 베스트팔렌 평화상을 수상한다. 마크롱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양국 장관들이 참석하는 확대 정상회담도 열린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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