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머리에 봉지 씌우고 소변·체액 뿌린 10대들

재판부 "사람을 사람답게 대하지 않아" 질타

또래 친구에게 소변을 보는 등 가혹 행위를 한 10대 청소년들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습니다.

어제(27일)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부장 전경호)는 공갈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 군(17) 등 2명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A 군 등은 2022년부터 별다른 이유 없이 친구인 피해자를 때리거나 괴롭힌 혐의를 받습니다. 이들은 피해 학생에게 폭행을 일삼으며 노래를 강요하거나 담뱃불로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A군은 피해 학생의 나체를 촬영하고, 팔다리를 묶은 채 비닐봉지를 머리에 씌워 폭행했습니다. A 군은 또 함께 기소된 B 군의 지시를 받아 피해 학생의 신체에 소변을 보거나 자신의 정액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판부는 이들에 대해 “범행 내용을 보면 피해자를 같은 인간으로 취급을 한 것인가, 장난감에 불과한 것으로 본 것이 아닌가”라며 “사람을 사람답게 대하지 않는 것을 어떻게 배웠느냐”며 질책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들은 앞서 한 차례 피해자로부터 선처받았음에도 가해 행위를 계속했고, 수사 중에도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 법정에서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가 진심인지 의심된다”며 “엄중한 처벌이 필요해 보인다”고 꾸짖었습니다.

다만 “사건 이후 이사를 하면서 더 이상 피해자와 접촉하지 않고 있고, 피해자가 합의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나타낸 점 등을 고려해 이번에 한해서 관용을 베풀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피해자가 이들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제출함에 따라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 일부 폭행과 폭행 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를 기각했습니다.

이들 외에 범행에 단순 가담한 C 군에 대해서는 “뉘우치고 있어 형벌보다는 보호처분을 내릴 필요가 있다”며 소년부 송치를 결정했습니다.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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