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비에 소송비용까지 모두 소비자몫…‘도현이법’은 폐기수순
[앵커]
앞서 보신 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는 운전자 측이 직접 비용을 내고 재연 실험을 했는데요.
이런 급발진 의심 사고의 경우 원인을 밝혀 나가는 과정에서 운전자, 그러니까 소비자들이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전혀 없어 부담이 상당하다고 합니다.
이예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브레이크를 밟은 채 천천히 후진하는 차량.
갑자기 뒤차를 들이받더니, 앞으로 달려나가 다른 차들을 잇따라 들이받습니다.
대리주차를 했던 아파트 경비원과 차주는 급발진 사고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사고 차량 주인 : "블랙 박스 카메라가 명확하게 브레이크를 밟은 게 있었기 때문에…."]
급발진을 증명하지 못하면 파손된 차량 12대에 대한 수리비 2억 원을 차주와 경비원이 함께 떠안아야 합니다.
현행법상 급발진 사고 입증 책임은 소비자인 차주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사고 차량 주인 : "보험회사가 지금 (구상권) 청구가 들어오면 저나 운전하신 경비 아저씨가 그걸 부담하기에는 현재로서는 상당한 고통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로서는 도움받을 수 있는 기관도, 제도도 없습니다.
[이○○/사고 차량 주인 : "급발진의 의심이 상당한데도 불구하고 국가로부터 전혀 어떤 상담이나 보호나 절차나 이런 거를 받을 수 없다는 게…."]
언제 결론이 날지 모르는 소송 역시, 비용을 생각하면 선뜻 나서기 어렵습니다.
[박순장/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처장 : "자동차 급발진이라는 것은 자동차의 정교한 부품 거기에 전기·전자, 이런 입증은 하기가 곤란하죠. 정밀 검사비가 한두 푼이 들겠어요? 차량 가격에 버금가는 돈이 들겠죠."]
차량 결함 여부를 입증할 책임을 소비자가 아닌 제조사에 묻도록 하는 일명 '도현이법'이 해법으로 제시됐지만, 21대 국회에서 처리가 어려워 폐기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예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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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린 기자 (eyer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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