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담소] 골프모임만 가면 늦게 오는 남편...블랙박스 몰래 보면 불법일까?
□ 방송일시 : 2024년 5월 28일 (화)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이준헌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정리정돈.. 잘하는 편이신가요? 정리정돈은 필요한 물건과 필요 없는 물건을 구분하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스스로 하기엔 의외로 에너지 소모가 커서, 정리정돈 컨설팅을 받기도 한다는데요, 사람의 일도 마찬가지겠죠. 혼자 정리하기 어려운 일이 있다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아보셔도 되지 않을까요? 오늘도 당신을 응원합니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지금 바로 문을 열겠습니다. 당신을 위한 law하우스, <조담소>, 이준헌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 이준헌 변호사(이하 이준헌):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이준헌 변호사입니다.
◇ 조인섭: 오늘은 어떤 고민이 기다리고 있는지 먼저 사연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남편은 스포츠맨입니다. 모든 운동을 다 잘하지만, 특히 축구를 가장 좋아했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려서 격렬하게 뛰고 나면 모든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그렇게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작년 수술을 받고 더 이상 축구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는 재미가 없어졌다고 하는 남편이 안쓰러웠습니다. 보다 못한 저는 남편에게 골프를 권했고, 처음에 남편은 땀을 흘리며 뛰는 것만이 운동이라면서 골프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골프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재미를 느낀 것 같았습니다. 주변 지인들을 설득해서 매주 주말마다 골프를 치러 다녔죠.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남편의 SNS를 보다가 이상한 점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골프장 사진에 매번 같은 여성이 있었습니다. 두 사람이 다정하게 웃으면서 찍은 사진들을 보니까, 불륜이 아닌가, 의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날 이후, 날이 갈수록 의심이 점점 눈덩이처럼 커졌습니다. 골프 모임에 나갈 때마다 귀가시간이 늦어지는 게 수상하고 휴대폰을 붙잡고 있는 시간이 늘어난 것도 이상합니다. 한 번 의심하기 시작하니 정신적으로 너무 힘듭니다. 그래서 남편이 잘 때, 차의 블랙박스를 몰래 확인해보려고 합니다. 그래도 될까요? 만약에, 블랙박스에 불륜 영상이 있다면 상대 여성에게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을까요? 사연을 보니까, 남편이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지 아닌지 의심하고 불안해하느니, 차라리 확인을 해보는 게 좋겠다... 라고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사연자분이 남편 차의 블랙박스를 확인해도 되나요?
◆ 이준헌: 남편이 잘 때 블랙박스를 확인해보시겠다는 건 말리고 싶습니다. 형사처벌을 받으실 수도 있기 때문인데요. 형법에서 자동차를 수색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벌금형 없이 징역형만 부과할 수 있게 규정이 되어 있어 처벌이 상당히 강력합니다. 아무리 부정행위 증거를 수집하시려는 의도라고 하시더라도, 의도만으로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 건 아니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만약 블랙박스 안에 있는 영상을 컴퓨터로 옮기겠다고 메모리 카드를 꺼내오시면 특수절도죄까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경우에 배우자 혼자 메모리 카드를 꺼내오는 경우라면 친족상도례가 적용되기는 하지만, 간혹 무섭다는 이유로 동거하지 않는 형제나 부모님을 불러서 함께 가는 경우도 있는데, 자신의 형제나 부모님에게까지 친족상도례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니 이런 점은 주의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남편이 고소라도 한다면 처벌받으실 가능성이 있으니, 몰래 블랙박스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증거를 수집하시는 것은 가급적 하지 않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 조인섭: 그렇다면, 사연자분은 어떻게 부정행위 증거를 수집해야 하나요?
◆ 이준헌: 사실 증거를 수집하겠다고 어떤 적극적인 행위에 나서신다면 그 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이 될 확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예를 들어서 차량에 녹음기를 설치한다든가 위치추적기를 설치한다든가 몰래 휴대전화기를 열어본다든가 하는 행위는 모두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남편을 한 번 몰래 따라가 보는 것이 그나마 방법이 될 수는 있겠는데요. 이때도 조심하셔야 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남편이 부정행위 상대방과 함께 모텔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사진을 촬영하는 것까지는 문제 되지 않을 수 있으나 쫓아 들어가는 행위는 주거침입죄가 성립할 수 있구요. 근처에서 대화를 녹음하시는 행위도 통신비밀보호법상 도청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만약에 남편이 모텔이나 상대방의 주거지에 들어가는 것을 목격하시는 상황이 될 경우, 건물 안으로 쫓아 들어가지 마시고, 차라리 해당 건물의 정확한 주소를 확인하신 뒤 법원에 CCTV영상에 대한 증거보전 신청을 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증거보전 신청에는 시일이 걸리고 그 사이에 CCTV 영상이 삭제될 수 있으니 신속하게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
◇ 조인섭: 증거보전은 어떻게 신청하나요?
◆ 이준헌: 증거보전은 관할법원에 신청하면 되는데, 소송 전에 미리 증거보전을 하는 것이므로, 왜 소 제기 전에 미리 증거조사를 해야 하는지 그 필요성에 대하여 잘 소명하여야 합니다. CCTV 영상의 경우는 보존 기간이 있기 때문에 증거보전의 필요성의 비교적 쉽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증거보전 신청은 법원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결정이 상대방에 대한 송달 없이 내려지므로 상대방이 모르게 증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 조인섭: 만약 증거 수집을 못했다면... 남편이 매주 같은 여성과 골프를 치러 가는 게,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을까요?
◆ 이준헌: 골프 모임을 하는데 매번 같은 여성이 동행한다고 해서 곧바로 부정행위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고, 또 매주 골프를 치러가는 것을 가지고도 혼인을 지속하기 어려울 정도로 과도하게 취미생활을 한다고 보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만약 부정행위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현재 상태만으로는 이혼 사유가 인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 조인섭: 탐정이 합법화 됐죠. 사설 탐정에게 의뢰를 할 수 있을까요?
◆ 이준헌: 탐정이 부정행위 증거를 수집한다거나 불법 행위자의 소재를 파악하는 등의 행위는 변호사법 위반이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같은 위법 소지가 있습니다. 이런 위법행위 가능성은 탐정업이 합법화되기 전부터 부작용의 하나로 예상되던 것인데요. 이를 예방하고자 탐정업이 합법화된 직후 특별단속이 시행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탐정 활동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아까 말씀드린 것 외에도 위법 형태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가 있고 탐정이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 일을 맡긴 의뢰인도 교사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주의하셔야 합니다.
◇ 조인섭: 자,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남편 몰래 블랙박스를 확인하는 행위는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부정행위 증거 수집은 몰래 따라가 보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으나, 주거침입이나 도청 등 법적 위반이 될 수 있는 행위는 피하셔야 합니다. 증거보전은 관할 법원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되며, 상대방에게 송달 없이 증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매주 같은 여성과 골프 모임을 가진 다는 것만으로는 이혼 사유로 인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이준헌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이준헌: (인사)
◇ 조인섭: 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듣기 하실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거나 건의할 사항이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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