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일상과 휴식의 동반자, 트랙스 크로스오버

2024. 5. 2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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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정적인 성능, 장거리 주행 시 드러나
 -넓은 공간 활용해 레저활동 지원

 바쁜 일상 속 누구나 한번쯤 휴식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나에게는 잦은 행사와 해외출장, 심층 취재가 물밀 듯 밀려왔던 최근 1달이 그랬다. 머리를 식히기 위해 과감히 평일 하루를 쉬기로 마음먹고 최적의 동반자와 함께 장거리 여행을 떠났다. 바로 쉐보레 대표 입문형 SUV 트랙스 크로스오버다. 대부분 우수한 기동성을 바탕으로 도심형 성격이 강한 차라고 생각하겠지만 직접 하루종일 함께해보니 숨은 장점이 훨씬 많은 차였다. 

 컨셉트를 당일 차박으로 잡고 출발에 앞서 캠핑 장비를 실었다. 필요한 품목을 적다 보니 점점 짐이 늘어났고 어느새 과할 정도로 부피가 커졌다. 그래도 부족한 것 보다는 넘치는 게 좋다고 생각해 차에 넣어보기로 했다. 참고로 트렁크는 기본 414ℓ이며 6:4 비율의 뒷좌석을 다 접으면 1,405ℓ까지 늘어난다. 전동식으로 스르륵 열리는 공간을 봤을 때 단번에 큼직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동급 라이벌과는 비교할 수 없으며 한 체급 위의 SUV와 놓고 봐야 할 정도다. 이와 함께 양 옆에는 물론 바닥에도 별도의 커다란 공간이 있어 활용도를 높인다.

 상당했던 짐은 어느새 자리를 찾아 들어가기 시작했고 2열을 접지 않아도 충분히 수납이 가능했다. 놀라운 실력으로 시작부터 큰 만족을 전달했으며 기분 좋게 짐을 싣고 서울에서 약 200km 떨어져 있는 태안으로 향했다. 운전을 하면서 가장 크게 인상을 받았던 부분은 파워트레인의 능력이다. 제원표 속 숫자를 잊을 정도로 우수한 실력을 보여준 것.

 참고로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1.2ℓ E-터보 프라임 엔진과 GEN Ⅲ 6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다. 터보의 역할을 적극 활용해 2.0ℓ 자연흡기 수준을 웃도는 최고출력 139마력, 최대토크 22.4㎏·m를 발휘한다. 연료 효율은 복합 12.4㎞/ℓ(18인치 휠 기준)를 인증 받았다. 초기 발진가속은 경쾌하다. 기대 이상으로 신속하게 튀어나가며 스로틀 양에 맞춰서 시원하게 속도를 올린다. 

 중속에서 고속으로 전환되는 시점도 무척 빠르다. 무엇보다도 엔진 회전질감이 상당히 매끄럽기 때문에 답답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즉 터보를 쥐어 짜면서 버겁게 차를 이끌지 않는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1.3t에 불과한 가벼운 무게가 큰 역할을 했다. 상쾌한 달리기를 돕고 가속 페들을 밟는 순간부터 즉각적으로 힘을 전달한다. 궁극적으로 탑승자가 느끼는 체감 속도는 훨씬 더 빠르게 다가온다. 일상적인 도심 영역에서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장점이다.

 우수한 파워트레인 성능으로 여유롭게 해안가에 위치한 오토캠핑장에 도착했다.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고 휴식을 즐겼다. 2열을 접으니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완벽한 풀플랫은 아니지만 수긍 가능한 수준으로 충분히 반듯한 공간이 나온다. 차박은 물론 반나절 나들이로 활용하는 차크닉(자동차+피크닉)을 즐기기에도 문제 없다. 실제로 촬영 중 급하게 용무를 보기 위해 노트북을 펼쳐놓고 차 안에서 일을 했다.

 활짝 열리는 테일게이트는 개방감이 뛰어났고 트렁크를 닫은 상태에서도 공간이 부족해 뒤척이거나 답답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커다란 유리창과 C필러에 추가로 뚫린 쪽창도 감성을 더했다. 또 2열 콘솔에 있는 USB 충전 포트와 송풍구도 유용하게 활용이 가능했다. OTT 플랫폼으로 영상도 보고 잠시 낮잠도 청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숨은 진가가 빛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해가 저물고 난 뒤 다시 일상으로 복귀할 준비를 했다. 어둠이 내려앉은 국도에서는 오토 하이빔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앞차 및 반대편에서 오는 차는 물론 가로등 여부까지 실시간으로 파악해 헤드라이트 밝기를 조절하는데 과정이 무척 빠르고 정확하다. 덕분에 위험 상황을 최소화 하면서 한 결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었다.

 저절로 부드러운 승차감에도 마음이 갔다. 즉각적이거나 예민하지 않아서 누구나 편하게 이동을 경험할 수 있다. 분명히 주변 시야는 높은 SUV 느낌이 나지만 주행감은 세단과 비슷해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된다. 크로스오버의 장점이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스티어링 휠을 비롯해 코너링 실력은 평범하다. 평균값을 잘 해내며 호불호 없이 모두가 인정할만한 세팅이다.

 도심으로 향하는 고속도로에서는 여기에는 다양한 첨단 운전자 보조 기능이 한 몫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에는 스탑&고 기능을 지원하는 어댑티브 크루즈를 필두로 전방충돌 경고와 저속 자동 긴급 제동, 헤드업 LED 경고등(RLAD), 차로이탈 경고 및 차로유지 보조,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차로 변경 및 사각지대 경고, 후측방 경고 등의 기능을 포함시켰다. 작동이 복잡하지 않고 구현 시 그래픽 표시도 간결해 자주 사용하게 된다. 특히, 차선을 바로잡아주는 기술은 라이벌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정교하다.

 마지막으로 확인할 부분은 효율이다. 참고로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환경부 인증 복합 12㎞대의 연료 효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고속 주행 시 트립컴퓨터 효율은 ℓ당 17㎞를 기록했고 테스트를 위해 역동적으로 주행하는 상황에서도 9㎞대 중반에서 더 이상 내려가지 않았다. 터보를 얹은 가솔린 차의 실력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숫자들이다. 그만큼 높은 효율을 바탕으로 가계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차라고 생각이 든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하루 종일 함께 하면서 여유와 휴식을 즐겼다. 그리고 이를 통해 도심 속 알찬 면모를 넘어서 장거리 고속 크루징, 그리고 여가 생활을 즐기기에도 좋은 차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커다란 체구와 넉넉한 공간 활용, 배기량을 뛰어넘는 우수한 파워트레인, 폭 넓은 편의 및 안전품목까지 모두 갖춰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능력치를 아낌없이 드러내고 일상과 휴식을 모두 챙기는 파트너로 손색없는 차가 트랙스 크로스오버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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