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8일!] 온 국민 울린 컵라면… 스무살 청년의 안타까운 죽음
이날 구의역 내선 순환 승강장에서 스크린도어를 혼자 수리하던 외주업체 직원 김씨는 출발하던 전동열차에 치여 사망했다. 안전 수칙상 스크린도어 수리 작업 시에는 2인 1조로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김씨는 혼자 작업하다 사고를 당했다. 이 사건은 단순히 개인 과실이 아닌 열악한 작업 환경, 관리 소홀이 원인으로 밝혀져 국민의 공분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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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도어는 선로와 승강장을 막아주는 안전장치이기 때문에 수리할 때는 최소한 2인 1조로 행동해야 한다. 1명이 열차 진입 여부를 확인하고 나머지 1명이 수리 작업을 해야 안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씨는 혼자서 수리 작업을 진행했다. 이유는 고장 접수 후 1시간 이내 도착이라는 계약 때문이었다.
김씨가 구의역에 도착하기 약 30분 전인 오후 5시20분쯤 을지로4가역에서도 스크린도어 고장 신고가 접수됐다. 구의역에서 을지로4가역까지는 9개 정거장으로 약 20분이 소요되지만 을지로4가역에 도착해야 할 제한 시간은 오후 6시20분이었다.
3호선 경복궁역에 있던 다른 직원이 구의역으로 와서 2인 1조로 작업을 하고 을지로4가역으로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소요시간이 1시간이 넘기 때문이다. 2인 1조 원칙을 지키면 1시간 이내 도착이라는 계약 조건을 어길 수밖에 없어 결국 김씨는 혼자 작업을 진행했다.
서울메트로의 스크린도어 관리 책임은 해당 역에 있기 때문에 구의역에 근무하는 직원이 작업 인원, 작업 지점, 안전 확보 여부 등을 확인해야 했다. 하지만 해당 역 근무자는 김씨 홀로 작업하는 것을 따로 제지하지 않았다.
스크린도어 고장이 잦아 외주업체 직원이 자주 방문했기 때문에 김씨는 역무실에 작업 보고를 했으니 당연히 관제센터에도 통보가 됐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보고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결국 참변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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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고의 여파로 지난 2016년 6월5일 서울메트로 임원·팀장급 이상 간부 등 약 180명이 사표를 제출했다. 서울메트로는 팀장급 이상 간부 전원의 사표를 받고 사고 책임 여부, 혁신안 마련에 소극적일 때도 사표를 수리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메트로는 2016년 6월6일 경영지원본부장과 기술본부장 등 임원 2명의 사표를 수리했다. 또 스크린도어 업무에 책임이 있는 설비처장, 전자사업소장, 승강장 스크린도어 관리팀장과 사고 당시 구의역 현장을 관리한 구의역장, 구의역 담당 직원 등 총 5명을 직위 해제했다. 서울메트로를 담당하는 서울시 총책임자였던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 사고에 대해 사죄했다.
김씨의 사망 사고 소식을 들은 추모객들은 사고 발생 장소인 구의역 9-4번 승강장을 찾아 스크린도어 벽면에 '편히 쉬세요' 등의 내용이 적힌 포스트잇을 붙이거나 국화로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서울메트로는 안전 등의 이유로 포스트잇과 국화를 치웠으나 사망자를 추모하고 싶다는 문의가 이어져 구의역 대합실에 추모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
당시 시민들은 9-4 승강장 스크린도어에 포스트잇을 붙이고 승강장에 추모 물품을 놓아 9-4 승강장이 자연스럽게 추모 공간이 됐다. 특히 김씨가 바쁜 업무로 인해 점심을 컵라면으로 때웠던 사실이 전해지면서 추모객들은 구의역 승강장과 대합실 등 추모 장소에 음식을 놓으며 그의 명복을 빌었다.
김인영 기자 young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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