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날벼락' 에이스 최대 3주 이탈, 울고싶은 롯데…하지만 대체제 없진 않다, '155km' 특급유망주 다시 기회받나?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좌승사자' 찰리 반즈가 내전근 부상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롯데 입장에서는 초대형 악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대체 자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민석이 다시 한번 1군 마운드에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롯데 27일 '좌승사자' 찰리 반즈를 1군에서 말소했다. 반즈는 올 시즌 11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 중인 명실상부한 에이스. 특히 롯데가 최악의 스타트를 끊은 뒤 5월 12승 1무 7패 승률 0.632로 좋은 흐름을 그리고 있는 상황에서의 이탈이라 더욱 치명적이다.
반즈가 부상을 당한 것은 지난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맞대결. 1회부터 세 개의 안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내준 채 경기를 출발한 반즈는 2회에도 선두타자 오재일에게 안타를 맞으며 불안한 시작을 알렸다. 이후 김재상에게 3루수 방면에 땅볼을 유도하는데 성공했고, 수비의 도움을 받으며 선행주자를 지워내는데 성공했으나, 후속타자 구자욱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다시 한번 득점권 위기를 자초했다.
문제는 이후였다. 이어지는 1사 1, 2루에서 반즈는 김지찬을 상대로 단 한 개의 스트라이크도 던지지 못했는데, 4구째 139km 직구를 던짐과 동시에 더그아웃에 시그널을 보냈다. 그리고 트레이너와 몇 마디를 나누더니, 자진해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반즈가 갑작스럽게 교체된 이유는 내전근 통증 때문이었다. 그리고 27일 구단 협력병원인 좋은삼선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결과 좌측 내전근 미세손상 진단을 받았다.
당초 롯데는 반즈가 내전근 통증으로 인해 마운드를 내려갈 때까지만 하더라도, 한차례 등판을 거르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검진 결과 상태가 꽤 좋지 않다. 롯데 관계자에 따르면 반즈가 마운드로 돌아올 때까지는 2~3주의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빨라야 6월 중순, 회복세가 더딜 경우 6월 하순까지는 복귀가 어려울 수 있다. 최근 상승세를 타면서 조금씩 성적과 함게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었기 때문에 '에이스'의 이탈은 매우 뼈아프다.
재작년, 작년에도 부상 선수들이 쏟아지면서 시즌 초반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한 채 추락했던 롯데. 올해도 끊임없이 부상의 악령이 찾아오고 있다. 정규시즌을 시작하는 과정에서는 김민석과 한동희가 내복사근 부상을 당하며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최근에는 '캡틴' 전준우가 좌측 종아리 힘줄부위 미세 손상, 베테랑 정훈이 좌측 엉덩이 건염, 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된 손호영까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전열에서 이탈해 있다.
주축 선수들의 이탈도 분명 치명적이지만, '에이스' 투수의 이탈은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야수들의 경우 공백을 완전히 메울 순 없으나,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자원들이 갖춰져 있는 반면 선발은 롯데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최근 롯데가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좌승사자' 반즈와 '안경에이스' 박세웅, '사직예수' 애런 윌커슨이 모두 7이닝 이상을 소화할 정도로 눈부신 활약이 있었다. 1~3선발까지는 완벽하지만, 문제는 4~5선발에 있다.
올해 4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나균안이 10경기에서 1승 6패 평균자책점 7.49로 크게 허덕이고 있고, 5선발의 경우 이인복이 거듭된 부진 속에서 2군으로 내려가면서 주인이 없는 상황. 여기에 반즈까지 이탈하게 되면서, 선발진의 고민이 더욱 커지게 됐다. 그래도 롯데가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게 된 점이 있다면, 최근 5선발 후보들에게 등판 기회를 주면서 '테스트' 과정을 밟았다는 것이다. 지난 25일 삼성전에서 4⅓이닝 동안 3실점(3자책)으로 역투한 '특급유망주' 김진욱이 당분간 5선발의 역할을 맡게 됐다는 점이다.
박세웅-윌커슨-나균안-김진욱으로 이어지는 로테이션을 유지한다면, 반즈의 공백은 누가 메우게 될까. 현재로선 '최고 155km' 파이어볼러 유망주인 이민석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해 토미존 수술을 받으면서 시즌을 통째로 날렸던 이민석은 올해 2군에서 훌륭한 성적을 거두면서 한차례 1군의 부름을 받았고, 지난 19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3⅓이닝 2실점(2자책)으로 가능성을 드러냈다. 최고 구속 또한 154km까지 마크하면서 부상 후유증을 지워냈다.
이민석은 첫 등판에서 손가락 멍 증세로 3⅓이닝 밖에 던지지 못했지만, 큰 부상은 아니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21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이민석에 대한 질문에 "이민석은 5일 턴을 돌기에는 조금 어려울 것 같아서 1군에서 빠지게 됐다"며 "투구는 좋았다. 템포도 빠르고, 공이 좋더라. 스트라이크존 근처로 공이 다 들어가더라.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잘 던져줬다. 스피드도 154km까지 나오는데, 포수에게 공을 받자마자 투구 템포가 마음에 들더라"고 활짝 웃었다.
손가락 멍 증세로 1군에서 말소됐던 이민석은 공교롭게도 지난 26일 2군 마운드에 올랐다. 이민석은 KIA 2군을 상대로 최고 150km의 볼을 뿌리는 등 3이닝 동안 투구수 49구,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1실점(1자책)의 결과를 남겼다. 이인복이 지난 25일 KIA 2군전에서 4이닝 8실점(7자책)으로 부진한 것과 반즈가 26일 경기에서 부상을 당했던 것을 고려했을 때 선발 로테이션에 변화를 주지 않는 선에서 대체자를 찾는다면 이민석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금 당장 100구를 뿌리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6~70구 선에서 4이닝을 맡길 수 있다.
롯데는 주축 야수들이 대거 이탈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린 선수들이 똘똘 뭉쳐 상승세를 만들어냈다. 이제는 마운드에서 유망주들이 보여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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