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경기 3골 MLS 정상빈, “올림픽 탈락이 내게 준 것”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미네소타에서 뛰고 있는 정상빈이 지난 주말 콜로라도 원정에서 미국 진출 이후 처음 한 경기 두 골을 터트리며 쾌조의 득점 감각을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최근 두 경기 연속 골 맛을 봤습니다.
지난 26일(한국시각) 콜로라도전에 선발 출전한 정상빈은 왼쪽 윙 포워드로 나와 전반 8분 만에 첫 골을 만들었습니다. 하프 라인에서 동료가 공을 잡자 장점인 스피드를 살려 잽싸게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었고, 패스를 받아 정확한 슈팅으로 득점으로 완성했습니다. 정상빈은 전반 33분에도 역습 상황에서 두 번째 골을 터트렸습니다. 이번에도 장점인 폭발적인 스피드가 돋보였습니다.
지난달 파리올림픽 본선행을 위해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에 합류해 최종예선을 치렀던 정상빈은 당시 충격의 올림픽 본선 좌절을 겪었습니다. 솔직히 이내 마음을 다잡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요, 소속팀에 복귀해 훈련에 집중하고 최근 연이은 득점 행진까지 할 수 있었던 비결이 뭘까요?
그리고 지난달 카타르 도하에서 파리올림픽 최종예선을 치르면서 대표팀 동료들과 황선홍 감독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지도 궁금했습니다. 미네소타 현지의 정상빈 선수와 질의 응답을 통해 최근 근황과 첫 멀티 골 소감, 그리고 올림픽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Q. 최근 두 경기에서 3골, 연속 득점 기분 어떤가?
-이전부터 많은 득점을 바랐는데 [이제서야] 3골을 넣었구나. 싶어요. 답답한 느낌이 계속 쌓여있었는데 뻥 뚫린 느낌이에요.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입니다. [계속] 더 많이 득점하고 싶어요.
Q. 상승세 비결이 있다면?
-훈련 때에도 득점 부분에 신경 엄청 썼어요. 그리고 득점하다 보니까 자신감이 붙더라고요. 이게 바로 탄력을 받은 거구나.. 싶어요!
Q. 미국 무대,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차이가 좀 느껴지는가? 적응도랄지.
-리그 자체도 한결 편해진 것 같고 팀 동료들과도 이젠 정말 친해졌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저희 팀 미네소타는 팀워크가 확실히 단단하다고 느낄 정도로 친밀감이 높거든요. 팀 단합력이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소속감을 느끼고 편함을 느끼니까 유기적인 플레이와 골 합작 완성도가 높아지는 느낌이 들 정도예요.
Q. MLS 하면 여전히 많은 사람이 메시를 떠올린다. 아직 대결 성사 안 됐는데 올 시즌 컵대회에선 가능한가?
-컵대회에서 저희 팀이 이기고 마이애미도 이긴다면 대진표 높은 곳에선 성사 가능하죠. 메시 외에도 좋은 선수가 많아서 저는 마이애미를 만난다면 결과도 중요하겠지만, 경기 뛴다는 것 자체를 제 축구 인생에서 아주 영광스런 경기로 꼽을 것 같아요. 정말 기다려지는 큰 경기예요.
*메이저리그 사커(MLS)는 지역에 따라 동부 컨퍼런스와 서부 컨퍼런스로 나뉘어 있는데 정상빈이 속한 미네소타는 서부, 메시의 마이애미는 동부에 있다.*
Q. 메시를 만난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건?
-와…. 막상 만난다면 어떤 말도 못 할 것 같아요. 유니폼도 저 말고도 많은 선수들이 노리고 있어서. 하하. 경쟁이 엄청 치열할 것 같아서. 음. 저는 악수만 해도 엄청난 영광일 것 같아요.
Q. 최근 상승세 반가운데 올림픽 최종예선 뒤 감정 추스르기가 힘들었을 것 같다. 어떻게 견뎠나?
-올림픽 최종예선인 U-23 아시안컵 8강이 생각나요. 감독님께서 퇴장당하실 때 저희가 한 명 부족한 상황이었잖아요. (<-당시 올림픽대표팀은 1명 부족한 상황에서 한 골 뒤진 후반 39분 정상빈의 골로 극적 동점에 성공해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감독님께서 퇴장으로 그라운드에서 나가실 때 "천천히…. 침착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저희 생각을 많이 해주셨던 감독님 생각이 많이 났어요. 그 상황에서 저는, 저희는 최선을 다했어요. 그런데 정말 너무 아쉬웠습니다. 많은 분이 응원해주셨기에 감사했고 그래서 또... 죄송했습니다. 잊지 못할 대회였고 그래서 제겐 성장할 수 있는, 도약의 발판이 된 대회였죠. 제 축구 인생의 잊지 못할 모먼트.죠.
Q. 바닥을 친 순간이 날아오를 발판이었다. 제대로 도움닫기를 한건데 이번 시즌 목표는?
-올 시즌 목표 10골. 두 자릿수 득점 하고 싶어요! 솔직히 내색하지 않았지만 지난 2년 많이 힘들었어요. 기회 받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느꼈거든요. 지금은 감사하게도 많은 기회를 받고 있습니다. 팀 목표 우승! 개인 목표 10골!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전하는 말.
-팬들이 해주시는 말은 한마디 한마디 놓치지 않고 기억하고 있어요. 격려와 응원은 정말 각인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남아있거든요! 어렵고 힘들 때마다 저절로 생각나서 힘이 됩니다! K리그 수원을 떠나서 이.제.서.야. 좋은 모습 보이고 있지만, 더 좋은 모습 보일 수 있게 최선 다할게요!
인터뷰를 마치며...
축구 선배들이 이어온 9연속 올림픽 본선이라는 대장정을 10회 연속으로 이어가지 못한 죄스러움을 한껏 안고 있다는 올림픽대표팀 황선홍호 선수들에게 정상빈은 동료로서 인생의 한 번뿐인 대회에서 힘들고 괴로웠지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그들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취재진에 건넸습니다. 쓰라린 아픔을 성장의 거름으로 삼아 더 높은 곳, A대표팀에서 만나 다 같이 좋은 성과를 이루는 협동의 마음으로 삼자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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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미 기자 (jju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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